사랑이 귀납적이냐 연역적이냐 그런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솔직히 나도 무슨 소리인지, 맞는 소리인지 이상한 소리인지 모른다. 그냥 학교 공부하다가 교과서에 개념에 대한 정의는 없이 예시들만 계속 나오길래 '교과서가 귀납적이네.' 하는 생각을 했다가 갑자기 이 생각에 빠졌다.
'내 사랑도 귀납적인 건가?'
그러다 "귀납적 사랑"하며 중얼거려 본 것이다.
모든 사람은 죽고 소크라테스도 사람이니까 소크라테스가 죽을 걸 아는 것처럼 사랑도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난 이런 사람을 좋아하는데 상대가 그런 사람이어서 사랑에 빠지는. 이상형이 명확하고, 그 조건에 맞는 사람을 만나 사랑하게 된 경우를 연역적인 사랑이라고 비유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소크라테스도 죽었고, 플라톤도 죽었고, 아리스토텔레스도 죽었으니까 나도 죽을 걸 아는 것처럼 사랑을 알아차릴 수도 있을 것 같다. 상대의 어떤 면이 좋고, 상대와 함께 한 어떤 순간이 좋고, 그런 경험과 시간들이 모여서 '나는 상대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게 되는.
누군가 누군가에게 "그것은 사랑이다 아니다." 말하기가 어렵고 그래서 안될 이유가 있는 것은 사랑이 이렇게 귀납적인 면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 한 사람이 느낀 경험과 감정들은 그 사람만의 고유한 것이고 그것들을 가지고 자신이 귀납한 결론이 사랑이라면 옆에서 가타부타할 수 없는 게 맞겠다. 설령 그것들이 착각과 여러 오류 때문이었더라도.
그래서, 당신의 사랑을 존중합니다. 그래서, 내 사랑을 존중합니다. 그래서, 조만간 결혼하는 동생에게도
"함부로 생각해서 미안, 그저 축복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