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
지난달 12일에 청년플랜브릿지 사후관리 차원에서 다이어리를 받고, 기록하는 방법도 다이어리 회사 대표님에게 직접 설명을 들었다.
대표님은 본인에게 있었던 어려움과 그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기록과 회고가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듣다 보니 분명 어디서 봤던 사연이었다. 그날 밤 샤워를 하면서 뉴닉에서 대표님의 인터뷰가 들어가 있는 광고를 봤었던 것이 뒤늦게 떠올랐다. 나름 유심히 봤던 광고글 속 주인공을 직접 만나게 된 인연이 참 신기했는데, 그래서 더 다이어리를 열심히 쓰게 되기도 했던 것 같다.
다이어리에는 아침에 일어나서 감사할 것들을 적고 지킬 습관을 쓰고, 그날 해야 될 것들을 적는다. 그리고 밤에 다시 하루 중 기분 좋았던 일들을 적고 이런저런 생각도 적는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체계적인 일기를 쓰게 되는 것이다.
또, 다이어리에는 감사할 것, 습관, 기분 좋은 일, 자기 전 생각 쓰기에 대한 각각의 자세한 안내가 있다. 그것들을 통해서 건강한 사고방식을 기르는 방법을 가르쳐 줄 뿐만 아니라 목표를 분명히 직시하도록 해주고 그것들을 행동으로 실천하도록 돕는다. 앎과 삶의 합치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나의 경우에는 포스트에 적던 것, 캘린더에 적던 것, 휴대폰에 메모하던 것, 노트북 엑셀 파일에 적던 것, 브런치에 적던 것, 그냥 머릿속에 저장하던 것 등 제각기 흩어져서 따로 놀던 것들을 다이어리에 모으게 되었다. 그것 때문에 편해지기도 했지만, 다이어리가 시키는 대로 특정한 방식으로 하루를 기록하는 것이 실제로 생활에 굉장히 많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아침에 가장 먼저 다이어리를 쓰고, 밤에 가장 마지막으로 다이어리를 쓴다. 그것 자체가 하루의 시작과 끝의 경계를 분명하게 지어준다. 하루의 테두리가 생기니까 생활이 일목요연해지는 것 같다.
단점이 있다면, 아무리 간단한 기록이라도 기록을 한 번 다이어리에 하고 나면 브런치 일기장에는 비슷한 이야기를 반복해서 적고 싶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새로 만난 이에게 자신이 얼마나 특별한 개성을 가진 사람인지를 반드시 설명해야만 한다고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참지 못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줄줄 늘어놓지만, 사실 그렇게 해서 전해지는 것은 결국 자신도 남들과 마찬가지로 잘난 척하기를 좋아하는 사람 중에 하나라는 인상뿐인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설명은 보통 남자들이 더 많이 하는 것 같다. 내가 많은 여자들과 대화해 본 일보다는 많은 남자들과 대화해 본 일이 더 많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생각해 보면 나도 그런 적이 많아서 부끄럽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아서 그냥 상대방에게 잘난 점이라고는 없는 평범한 사람으로 인식되어 잊히는 편이 나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럼 최소한 잘난척하는 사람으로 기억되지는 않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