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근로장학
오늘 오랜만에 출근이라는 걸 했다. 4개월 만이었다. 이름은 '출근'이지만 엄밀히 말해 보면 '장학금을 일당으로 나눠주는 곳으로 가는 것' 같은 느낌이다.
아침에 미리 지도앱으로 근무지를 도착지로 설정해 검색해 보니 집에서 걸어서 13분 걸린다고 나왔다. 그래서 시간이 됐을 때 여유 있게 걸어서 갔다. 마침 집에서 나설 때는 아침에 내리던 비도 멎은 상태였다. 그러다 비는 근무지 입구에 도착했을 때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감사한 일이다.
노크를 하고 들어가서 근로장학생이라고 말씀을 드렸다. 직원분들은 살짝 당황한 듯한 눈치였는데 국가근로장학 담당자분이 출근 전이어서 그랬던 것 같다. 의자에 앉아서 담당자분을 기다리는 동안 낯선 곳에 홀로 떨어진 사람으로서의 심적 어려움을 짧게 음미했다.
얼마 안 돼서 담당자분이 오셨다. 간단한 절차를 치르고 장소 안내나 업무 교육을 받았다. 그러면서 알게 된 것이, 내가 근무하게 된 곳은 직원 이외에도 인턴, 일경험, 사회복무요원이 다양하게 있어서 근장생인 나한테까지 내려오는 업무가 거의 없다는 것이었다. 꽤 편치 않은 상황이었다. 아무리 국가근로장학으로 버는 돈이 장학금 명목이라지만 그래도 이런저런 일을 어느 정도 경험하면서 배워보고 싶기도 하고, 일을 제대로 하고 돈을 받아야 마음도 편하기 때문이다. 그게 시간도 잘 가고.
같이 일하게 된 사회복무요원으로부터 몇 가지 일에 대해 아주 친절히 배우는 일이 너무 순식간에 끝났을 때, '큰일 났다, 생각한 느낌이 아니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꿀단지에 빠졌다고 해서 꿀이 달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할 일도 적극적으로 잘하면서, 좋은 환경에서 일하게 된 것에 감사하기로 했다.
8시간을 있다 보니 국가근로 담당자분, 같이 일하게 된 인턴 분, 사회복무요원 분과 각각 따로 아이스 브레이킹을 하는 시간도 있었는데, 상대방이 내 나이를 물어올 때도 마음속에서 별다른 걸림이 생기지 않는 걸 느꼈다.
첫날 하루였지만 계신 분들이 친절하시고, 일하는 곳의 분위기가 편한 것 같아서 감사하다. 앞으로 두 달 동안은 이곳에서 잘 지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