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스 데이에 밝히는 엄마의 진실
캐나다에 있다 보니,
한국에 계신 부모님이 더욱 그립고 보고 싶은 5월입니다.
내 아이가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걸 볼수록,
멀리 계신 부모님이 점점 연로해지신다는 생각에
마음 한켠이 시립니다.
이곳 캐나다는 직장 중심이 아닌 철저히 가족 중심의 사회 분위기예요.
개인의 성공보다는 행복이 더 중요한 삶의 가치를 둡니다. (*승진에 목숨걸지 않아요. 오히려 승진하면 회사를 그만두는 사람도 많습니다. 개인의 행복이 우선이기 때문에 업무와 책임이 늘어나는 일은 손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우리랑 많이 다르죠?)
저녁이 되면 직장인들은 정시에 퇴근하고,
야근이나 회식 대신 집으로 향합니다.
아이들과 저녁을 먹고, 숙제를 도와주고,
공원에서 함께 걷는 풍경이 참 자연스럽죠.
그래서인지, 캐나다는 전 세계에서 재택근무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이기도 해요.
이처럼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많고, 아이의 자율성과 정서를 중시하는 문화 덕분에,
캐나다는 세계에서 아이들의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 중하나이기도 합니다.
한국과 비교하자면 경쟁보다 협력, 성과보다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가 아이들에게 안정감과 자신감을 주는 것 같아요.
한국처럼 5월 5일 어린이날은 없지만,
여기서는 매일매일이 어린이날 같은 행복한 날들입니다.
대신 캐나다에도 부모님께 감사를 전하는 따뜻한 날들이 있습니다.
바로, 마더스데이(5월 둘째 주 일요일)와 파더스데이(6월 셋째 주 일요일)입니다.
얼마 전, 아이가 학교에서 만든 마더스데이 카드를 건넸어요.
언제 이렇게 컸나 싶었습니다.
카드 속 글처럼, 아이가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고 싶습니다.
올해는 5월 11일이 마더스 데이였어요.
아이의 그날 일기장이 인상적이어서 아이의 허락을 받고 올려봅니다.
2025년 5월 11일 일요일 맑음
제목 : 우리 엄마
우리 엄마는 영어를 잘 못한다.
그래서 나한테 '저 사람 머래?' 하고 물어본다.
엄마는 그냥 웃고 있다.
엄마는 좀 이상한 거 같은데, 나랑 비슷한 거 같기도?
캐나다에 처음 왔을 때 엄마는 친구도 없고, 나만 기다렸다.
요즘 학교 마치고 엄마를 찾아보면 엄마가 우리 반 친구 엄마들한테 막 인사한다.
학교에 아는 사람이 엄청 많다
우리 엄마가 너무너무 자랑스럽다.
엄마 너무 사랑해!
제가 영어를 잘 못 알아들을 때,
아이에게 “저 사람 뭐라고 하는거야?“ 라고 물어보고
이해못한 제가 머쓱하고, 어색하니 방긋방긋 웃고 있거든요. ^^
영어도 서툰 제가, 학교 엄마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며
아이는 그게 참 신기한가 봅니다.
학교 엄마들도 제가 영어를 잘 못하고,
이 학교가 처음이라는 걸 알아서 정말 많이 도와줘요.
그래서 요즘은 학교에 가면
먼저 웃으며 인사하는 일이 자연스러워졌답니다.
제인아 사실, 이건 비밀인데...
네가 엄마랑 비슷하다고 느끼는 데는 이유가 있어.
엄마도 사실은... 너랑 같은 파워파워 ESFP거든!
그래서 우리 둘 다 낯선 곳에서도 웃으며 먼저 인사하고,
친구를 하나둘씩 만들어가는거겠지?
이런 우리 모습이 닮았다. 그치?
우리 둘 다 마음이 많이 닮았나 봐.
그래서 오늘도 우리, 서로를 닮아가며 함께 자라고 있는 중.
제인아~~ 사랑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