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의 계절' 10월 명품 트레킹 코스 5선.
눈이 시릴 만큼 청명한 하늘에 산은 서서히 불타오르고 들판은 온통 황금빛인 시월만큼 수식어가 많은 계절이 있을까요. 천고마비의 계절이자 결실의 계절입니다. 낭만의 계절이자 사색의 계절입니다. 하나 더 추가한다면 도보여행을 하기 가장 좋은 계절입니다.
나그네가 절기를 가리지는 않지만 자연이 절정을 향해 치닫는 시월은 풍광을 감상하고 삶을 관조하며 걷기 좋은 달입니다.
마이힐링로드가 꼽은 시월이 명품길은 *전북 임실 옥정호 둘레길 *전남 내장산 전남대 수련원 백양사 단풍길 *전북 군산 신시도 해변길 *울산 대왕암길 *경남 창녕 우포늪 생태길입니다.
*'고군산군도의 보석' 전북 군산 구불길 7코스 신시도길
전북 서해에는 '신시도'라는 이름의 섬이 있다. 한때 군산 앞바다 고군산도에서 가장 큰 섬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섬이 아니다. 그렇다고 육지라고 부르기도 애매하다.
신시도와 새만금 사이에 있는 바다에 33.9km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가 조성되면서 이젠 여객선 대신 버스와 승용차를 타고 갈 수 있는 섬이 됐다.
신시도는 신라시대 때부터 바다에 지천인 청어를 잡기 위해 어민들이 터를 잡고 살았던 유서 깊은 섬이다.
신라시대 학자인 최치원이 신시도 신치산에서 책을 읽으면 중국 산둥반도까지 들렸다는 전설이 있을 만큼 중국과 거리도 멀지 않다.
해발 187m의 낮은 대각산이 섬의 지붕이지만 그곳에 오르면 고군산군도가 마치 보석처럼 바다에 점점이 박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고즈넉한 갯벌도 마음을 설레게 하지만 육지에서 보기 힘든 주성 절리가 탄성을 불러오는 섬이기도 하다.
편도 12.3km로 3시간 30분 소요되며 난이도는 중상.
*'삶을 반추하는 사색의 길' 전북 임실 옥정호 둘레길
전북 임실에 있는 옥정도 둘레길은 '물안개길'이라고 한다. 소리 없이 찾아왔다가 흔적 없이 사라지는 물안개는 인생의 덧없음을 은유(隱喩)한다.
옥정호는 물안개로 유명한 곳이다. 이 때문에 가을엔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사진작가들이 옥정호의 서정적인 아침 풍경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장사진을 이룬다.
산 줄기를 타고 하산한 구름과 호수에서 피어오른 안개가 만나 운무(雲霧)를 만든다. 해가 중천에 뜨고 운무가 걷히면 옥정호의 옥빛 속살이 제 모습을 드러낸다.
물안개길은 호수 수면을 따라 구불구불한 길이 실핏줄처럼 뻗어있는 호반길이다. 국사봉에서 바라본 호수 전경은 탄성을 자아내지만 길은 화려한 장식 없이 소박해 삶을 반추하고 사색하기 좋은 길이다.
편도 13km로 난이도는 중상이며 소요시간은 4시간.
*'리얼단풍' 전남 내장산 전남대수련원~백양사 단풍길.
단풍 하면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산이 설악산과 내장산이다.
'남도 단풍'을 상징하는 내장산 국립공원 내엔 내장산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백암산(해발 726m)도 있다. 전남대수련원을 출발해 백양사에서 마무리하는 단풍길은 백암산과 내장산을 걸쳐서 걷는 길이다.
내장산에 가려 저평가됐지만 기암괴석과 크고 작은 폭포, 용소, 울창한 숲이 일품이다. 특히 단풍을 찾는 이의 발길을 붙들어두기에 충분할 만큼 아름답다.
잎이 얇고 작은 데다 빛깔이 곱고 모양이 갓난아이 손바닥 같아 '애기단풍'이라는 애칭을 갖고 있다.
길의 끝자락에 있는 백양사 넓은 연못 위에는 이 단풍이 화려하게 수놓아 정서가 메마른 사람도 감탄을 금치 못한다.
편도 7km 안팎이며 난이도는 중상.
*'바위의 전설' 울산 대왕암길.
울산의 끝, 울기에 자리 잡고 있는 대왕암길은 역사와 설화를 간직한 길이다.
삼국통일의 위업을 달성했던 신라 30대 문무대왕의 왕비가 죽은 후 문무대왕을 따라 호국룡이 되어 울산 동해의 거대한 바위 밑에 잠겼다는 전설이 있다.
그래서 이 길은 전년 설화와 기기묘묘한 바위가 만든 해안절경이 기막히게 조화를 이룬 코스다.
경치가 수려하고 기암절벽이 장관을 이루고 있으며 동해 바람이 들려주는 바람의 전설을 음미하며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슬도 소공원 빨간 등대에서 시작해 노애개안, 고동섬, 용추암, 해맞이 전망대, 안 마구지기, 바깥구지기를 거쳐 대왕암공원으로 접어드는 해안산책로가 잘 정비돼 있다.
왕복 8km로 2시간 30분 소요된다. 난이도는 하.
*'생태계의 보고' 경남 창녕 우포늪 생태길
우포늪은 2008년 가을 창녕에서 습지보호를 위한 람사르 총회가 열리면서 가장 주목을 받은 '살아있는 자연사박물관'이다.
낙동강 중류의 작은 지류를 끼고 있는 우포늪은 옛날에는 홍수가 잦아 쓸모없는 골칫덩어리였으나 이제는 자연생태계의 보물창고로 애지중지 되는 극과 극의 대접을 받고 있다.
늪지대 특유의 얕고 농염한 물은 여름이면 수초로 뒤덮이고 겨울엔 철새들의 낙원이 된다. 주변엔 1000여 종의 생명체가 살아 숨 쉬고 있어 이곳을 걷다 보면 마치 자연과 한 몸이 된 느낌을 받는다.
우포늪 생태관에서 출발해 사초군락, 목포제방, 사지포제방을 돌아 다시 생태관에 도착하면 8.4km를 걷게 된다.
원점희귀코스로 3시간이 소요되며 난이도는 중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