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말

애비가 들었다

by 오늘도스리

애미는 모든 감각을 곤두세웠다.

스리와 애비가 함께 있는 순간에는 눈을 떼지 않았다.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귀라도 활짝 열어두었다.


여전히 손이 먼저인 애비에게 스리가 “하지 마.”를 외치면,

애미는 냉큼 달려가 스리 편이 되었다.


“스리가 한번 말할 때, 바로 멈춰줘.”


스리는 배시시 웃으며, 어깨를 활짝 편다.

이 정도의 말에도 힘이 나는 아이.

그 웃음을 보는 순간, 애미 마음에도 불씨가 붙는다.

더 가까이에 닿는 말도 할 수 있겠다!


그날도

애비는 스리의 물건에 관심을 보였다.

낑낑거리는 스리에게, 묻지도 않고 도움의 손길을 뻗었다.


“아빠, 하지 마. 내가 할 거야!”


애비는 멈추지 않는다.

스리가 한 번 더 외치려고 할 때,

애미는 애비의 손을 막으며 오랫동안 준비해 둔 말을 꺼낸다.


“애비야. 지금은 ‘하지 마하면 멈출 수 있다’를 연습 중이야.

이게 되면, 나중에 언제든 ‘하지 마 ‘를 외칠 수 있어.

근데 지금 멈춰지는 경험이 쌓이지 않으면,

말조차 못 하고 포기하게 돼. 그러니까 제발, 멈춰 줘. “


애미의 심장이 두근거린다.

덮어두고 쌓아뒀던 것들이 깃털이 되어 날아오른다.

이렇게 가벼워질 수 있다니.


“어렵다, 어려워...”


애비는 어색한 미소를 남기고 방으로 사라진다.

애비에게도, 제대로 박힌 말을 곱씹을 시간이 필요하다.


애미는 거실 의자에 털썩 앉는다.

... 해냈다.


모든 상황을 지켜본 스리가 애미 곁으로 쪼르르 달려온다.

너무나 밝은 얼굴로,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엄마, 어른이 왜 어린이보다 더 혼났어?”


기대에 찬 눈빛을 바라보며,

애미는 좀 더 일찍 아이의 짐을 덜어주지 못한 것이 아쉽기만 하다.

스리를 품에 안고, 서로의 짐을 덜어낸다.


“아빠 혼난 거 아니야. 모르는 걸 알려 준거야.”


애미가 스리에게 배웠듯,

애비도 배워가고 있다고.

그렇게, 우리 셋은 아주 천천히 자라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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