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퐝퐝여행 (포항시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수많은 해안길이 있지만 걷는 방향마다 해가 뜨고 지는 풍경을 동시에 마주할 수 있는 길은 흔치 않다. 경북 포항, 한반도의 동쪽 끝자락에 위치한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은 이례적으로 일출과 일몰의 장관을 모두 담을 수 있는 트레킹 코스다.
뜨거운 한낮을 피해 아침과 저녁 시간에 맞춰 걷는 것만으로도 전혀 다른 감흥을 준다. 8월, 폭염을 피해 바다를 따라 걷고 싶다면 이보다 더 실용적인 선택지도 없다. 단순히 ‘풍경 좋은 해안 산책로’라고 정의하긴 부족하다.
동해와 절벽, 전설과 지질, 석양과 파도가 한길에 녹아 있기 때문이다. 일부 구간은 섬처럼 외따로 떨어진 바위 지대를 걷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가장 먼저 햇살이 닿는 땅, 가장 늦게 석양이 물드는 해안.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은 동해의 에너지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출처 : 퐝퐝여행 (포항시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목적으로 떠나는 길이 아니라 길 자체가 목적이 되는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동해와 절벽, 해국과 바위가 만든 포항 호미반도 둘레길의 입체적 풍경”
출처 : 퐝퐝여행 (포항시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동해면에 위치한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은 총연장 58킬로미터에 이르는 해안 트레킹 코스다. 이 길은 포항시 동해면과 호미곶면, 구룡포읍, 장기면을 잇는 동해안 최동단 해안선을 따라 조성됐다.
기본 구조는 4개 코스로 나뉘며 1코스부터 4코스까지 총 24.7킬로미터다. 여기에 해파랑길 13, 14코스가 연결되는 5코스까지 포함하면 전체 노선은 58킬로미터에 달한다.
시점은 청림동 일월지 인근 연오랑세오녀 전설이 깃든 지점이고, 종점은 호미곶 해맞이광장이다. 이 구간 안에는 도구해변, 선바우길, 구룡소, 양포항, 장기 두원리까지 이어지는 동해안 대표 해안 풍경들이 펼쳐진다.
코스별 난이도는 전반적으로 평이한 편이나, 일부 절벽 구간과 노면이 불규칙한 지대가 있어 트레킹화 착용이 권장된다. 해변을 따라 조성된 만큼 조망은 탁월하다.
출처 : 퐝퐝여행 (포항시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특히 2코스 선바우길은 일몰 감상지로 주목받는 구간으로, 붉게 번지는 석양이 수평선을 넘어가는 순간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파도가 바위에 부딪치는 소리와 리듬감 있는 길의 굴곡이 어우러져 단순한 걷기를 넘는 경험을 제공한다.
해국 군락지와 기묘한 바위지형, 여왕바위, 힌디기 바위 등은 각각의 코스마다 지루할 틈 없이 시각적 변화를 준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어선이 떠 있는 바다와 먼 섬들이 조망되며 구간 중 일부는 밤에도 통행이 가능해 달빛 산책도 가능하다. 단, 기상특보가 발효되면 안전을 위해 전 구간 출입이 통제된다.
특히 태풍, 해일, 강풍 예비특보 등이 내려진 경우에는 현장 진입이 불가능하다. 때문에 방문 전 기상 상황 확인은 필수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은 연중무휴로 개방되며 각 코스 인근에는 차량 주차가 가능한 지정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입장료는 별도로 부과되지 않는다.
코스별 소요시간은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사이로, 일정에 따라 분할 걷기가 가능하다. 바다와 가까우면서도 인공 구조물이 적은 이 길은 여름철 피서와 산책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드문 해안 트레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