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바댄스에서 에어로빅까지
딸이 3월 복학해 한 학기를 마치고 집에 내려왔습니다. 두 달간 다시 치료와 운동을 시작하려 합니다. 치료는 미리 스케줄을 잡았고 운동은 지인에게 부탁을 해놨습니다.
7월이 되면서 딸과의 일상이 시작되었습니다. 화, 목은 줌바댄스, 수, 목, 금은 치료를 갑니다. 몸치인 나와 나를 닮아 몸치인 딸이 용기를 내어 줌바를 시작했습니다. 한 시간 남짓 열심히 동작을 따라 했더니 땀이 쏟아집니다. 더운 날씨에 운동까지 하고 나면 얼굴이 달아올라 한참 후에나 진정이 됩니다. 그래서 더 운동 효과가 나는 것 같은 마음에 흡족했습니다.
그런데 줌바댄스를 두 번 가고 선생님의 개인 사정으로 줌바댄스가 취소되었습니다. 간만에 딸과 용기를 냈건만, 이렇게 엎어지다니 허무합니다. 딸은 마냥 좋다고 합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지인에게서 다시 연락이 왔습니다. 다른 체육관에서 운동을 할 수 있다고 할지 말지 의향을 물어봅니다. 무조건 하겠다고 좋다고는 했는데, 집에서 거리가 좀 멀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멀기는 해도 새로운 마음으로 운동을 갔습니다. 줌바댄스에서 보았던 회원들이 소개 소개로 이곳에 모였습니다. 운동은 50여 분, 끝나고 보니 줌바댄스가 아니고 에어로빅이었습니다. 일주일에 화, 수, 목, 금 네 번을 할 수 있습니다. 딸에게 우린 화, 수, 목 삼일을 다니자고 했더니 단칼에 싫다고 합니다. 어쩔 도리 없이 우선은 화, 목을 다니는 것으로 만족해야겠습니다.
복학 후 돌아온 딸과 함께 보내는 일상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혼자 생활에 익숙해진 덕분에 예전보다 내 시간이 많아졌다는 겁니다.
함께하는 일상에서 딸은 딸대로, 나는 나대로의 시간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딸은 자격시험공부와 졸업 논문 준비를 하기로 했고, 나는 우당도서관 프로그램 '그림책 한 권에 담아보는 제주 이야기'를 통해 그림책을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더운 여름이 지나고 나면, 딸과 나는 자신을 위해 노력한 결과물이 나오겠지요. 딸과 함께 이렇게 또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갑니다. 행복이 별건가요.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입니다. 지금 그대로도 충분히 감사한 마음으로 오늘도 살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