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센스 같은 인생
지금도 여전히 아침은 구운 달걀을 먹는다. 토마토가 많은 여름엔 토마토를 곁들이고 그 외의 계절엔 사과를 곁들여 먹는다. 몇 달 전부터는 냉동 블루베리와 우유를 갈아서 한 잔씩 마시고 있다.
새벽부터 찌는 더위에 뒤척이다 일찍 침대에서 빠져나왔다.
매일 그렇듯 토마토를 씻어 꼭지를 따고 도마에 올려, 오른손에 칼을 들고 토마토를 반으로 잘랐다. 그중 한 조각을 잡아 꼭지를 파내고 네 조각을 만들었다. 나머지 반 조각 토마토도 같은 방법으로 네 조각을 내어 여덟 조각 토마토를 접시에 담았다. 소금과 후추 올리브오일 한 스푼을 두른 뒤 전자레인지에 넣으려고 문을 열다가 접시에 담긴 여덟 조각 토마토를 보고 크기가 똑같아서 놀랐다. 조금 전 어떻게 토마토를 잘랐었나 돌이켜 보았다. 토마토를 자르면서 똑같이 나누어 자르려고 이리저리 돌려보며 칼질을 해도 자르고 나면 똑같지 않아 항상 아쉬움이 남았었다. 그런데 이번엔 아무 생각 없이 자른 토마토가 생각이 많던 그 어느 때보다 만족스러웠다.
어떻게 잘랐었더라 생각을 되짚어 보았다.
다른 날과 다른 것이 있었던가?
다시 토마토 한 개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오른손에 칼을 잡았다. 그리고 도마 위 토마토를 반으로 잘랐다. 역시나 토마토는 크기가 다른 두 조각이 되었다.
뭐지, 뭐였더라!
토마토 한 개를 또 가져와 씻었다. 세 번째 토마토를 도마 위에 놓고 그냥 잘랐다. 그랬더니 정확히 두 조각이 났다.
어 이게 되네! 내가 뭘 한 거지.
조금 전 했던 행동을 되짚어 보았다. 토마토를 씻어서 도마에 놓고 칼질을 한번 했을 뿐인데 동일한 크기의 토마토가 되었다.
도마 위 토마토를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뭐가 달라진 걸까?
도마 위 두 조각난 토마토는 분명히 달랐다.
조각난 토마토 꼭지가 밭깥쪽으로 향해야 하는데 서로 마주 보고 있었다.
그건 처음 자를 때 토마토 꼭지 방향이 위가 아닌 아래로 향하도록 놓고 잘랐기 때문이다. 넓은 면을 아래로 두니 안정감도 좋고 날카로운 칼이 토마토의 뾰족한 윗부분을 자르는데도 무리가 없었다.
토마토를 똑같이 반으로 자르려면 꼭지를 아래로 두고 정가운데에 칼질을 하면 되는 것을 매번 꼭지를 위로 놓고 꼭지를 피해 똑같이 자르려고 했던 행동이 바보 같았다.
튀어나온 꼭지가 거슬려 아래로 두고 자르면 불편하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한 결과다.
그동안 꼭지를 위로 둔 채 똑같이 자르려고 고심했던 날들이 부질없다.
방법을 모색할 때에는 고정관념을 깨고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만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온다.
고정관념을 깨기 위한 연습으로 난센스 퀴즈를 풀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 같다.
좋은 결과 값을 얻기 위한 생각이 매번 번뜩일 수는 없다. 그리고 몇 달, 몇 년을 고수했던 일들도 하루아침에 뒤집히기도 하는 것이 인생이다.
가끔은 난센스 같은 인생을 살아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