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BS에서 신년특집으로 <써클 하우스>라는 프로그램을 새로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금쪽같은 내 새끼>로 유명한 오은영 박사를 중심으로 이승기, 한가인, 노홍철 그리고 리정이 출연한다.
이 프로그램은 매회 달라지는 주제에 맞춰 일반인, 혹은 국가대표 선수와 같은 비연예인 게스트가 출연한다. 그들은 ‘써클 하우스’라는 이름의 커다란 원형 테이블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 모습은 마치 단체 심리상담을 떠올리게 한다.
사람들은 오랫동안 혼자 품고 지내던 문제, 대인과의 갈등, 내가 남들과 다를 수밖에 없었던 원인 등을 솔직한 단어들로 꺼내 놓는다. 그들은 출연진들의 진심 어린 공감과 오은영 박사의 실질적인 솔루션을 통해 위로를 받는다
<써클 하우스> 1회의 주제는 ‘을의 연애에서 벗어나고 싶어요!’였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그들이 안고 있던 진짜 문제는 연애가 아니었다.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같은 학교의 학생들로부터 겪었던 부정적 경험들이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그들의 일상을 붙잡고 지긋지긋하게 놓아주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오은영 박사의 <금쪽같은 내 새끼>는 과거에 출연했던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와 다른 이유로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프로그램의 기획의도를 보면 아이가 있는 부모들이 많이 볼 것 같지만, 사실 이 프로그램은 청년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다.
부모는 아이의 생사여탈권을 쥔다. 그것은 아이의 세상에는 부모가 전부일 수 있다는 뜻이다.
세상 그 자체인 부모의 이해할 수 없고 폭력적인 행동과 말들은 여린 아이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긴다. 그리고 아이는 그 상처에 평생을 쓰라려한다.
하지만 부모라는 특성 때문에 아이는 부모를 미워할 수 없다. 부모를 미워하는 행동이 죄악처럼 느껴지고, 마음 한편에 무거운 죄책감을 안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렇게 아이는 어른이 되고 치료되지 못 한 상처는 그들의 삶과 그들의 자식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사실 한국 아동들의 행복지수는 OECD 국가 중 하위권에 속한다.
‘세이브 더 칠드런’에서 35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 아동들의 행복 순위는 31위 밖에 되지 않았다. 한국보다 행복지수가 낮은 나라로는 네팔, 홍콩, 베트남 세 곳뿐이었다.
한국인들의 전체 행복지수 또한 당연히 낮았다. 한국경제학회 한국경제 포럼 자료를 보면 1990년 OECD 36개 회원국 중 규모가 작은 곳을 뺀 31개국 기준으로 한국의 행복지수는 23위였다. 그리고 이 순위는 2017년까지 그대로 유지됐다.
같은 기간 소득 수준이 28위에서 20위로 여덟 계단 오를 동안 국민들의 행복은 그대로 30여 년 전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최근 오은영 박사는 <금쪽 상담소>, <요즘 가족 금쪽 수업>라는 어른들을 위한 상담 솔루션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대화의 희열>, <알쓸범잡>의 게스트 출연 등 많은 방송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오은영 박사의 방송 출연이 늘어가는 걸 보며 나는 이 사회가 실은 굉장히 아픈 상태였다는 느낌을 받았다.
행복하지 않은 어른이 자신의 아이를 얼마나 행복하게 키울 수 있었을까. 불행함을 느끼고 있는데, 주변 사람들의 상황도 자신과 다를 바가 없다면 자신의 불행을 깨달을 수 있을까.
손발 끝에 가시가 박혀 움직일 때마다 거슬렸어도, 다들 가시를 박고 사니 이게 당연하다고 여겨 온 어른이들이 이렇게나 많았던 것이다.
사람은 불완전하고 그렇기에 다양하다.
우리에게 오은영 박사처럼 이해와 위로를 주는 존재가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이전에 ‘정상’이란 환상 속의 기준 안에 사람을 가두어 자신을 돌아볼 기회조차 주지 않는, 이 사회 모습 자체를 돌아봐야 할 때가 된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