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 계약 기간을 '무제한'으로 할 수는 없는 걸까?

by 공익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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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집은 곧 신분이다. 어디에 살고 있는지, 그 집의 시세가 얼마인지에 따라 사회적인 위치가 달라진다.

‘집을 구매하려고 돈을 번다’라는 말이 이 나라에서는 당연하다. 세상에 돈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은 많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극소수의 몇 가지뿐이다. 왜냐하면 번 돈은 ‘집’을 사기 위해 쓰여야 하니까.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가계 및 비영리 단체의 자산 중 부동산에 묶여 있는 돈은 전체의 3분의 2인 76%에 해당한다고 한다.

평생 동안 모은 돈의 76%가 전부 집 하나에 쓰인다는 것이다. 76%는 단순히 재산의 비율만을 뜻하지 않는다. 그 안에는 우리가 희생시킨 다양한 문화, 예술, 사회적 경험이 함께 매몰되어 있다.


저렴한 값에 안정적인 주거를 보장받을 수 있다면 집 때문에 삶 전체를 희생해야 하는 일도 줄어들 것이다. 그런데 저렴하고 안정적이며 쾌적한 집이란 게 있었던가?

있다. 바로 잘 지어진 공공주택이다.


하지만 공공주택은 보급이 느리다. 게다가 도심지 한가운데에 세워지지도 않는다. 강남역에서 도보로 15분 거리에 공공주택이 지어질 수 있을까? 글쎄. 아무리 행복 회로를 돌려도 확신이 들지 않는다.


그럼에도 공공주택은 계속해서 보급되어야 한다. 그것이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날뛰는 부동산 시장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 먼 미래까지 손 놓고 가만히 앉아만 있을 수도 없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해봤다. 만약 민간 임대 기간이 ‘무제한’이라면 어떨까? 2년이라는 정해진 기간이 아니라 독일처럼 원하는 기간까지 무제한으로 살 수 있다면? 신규 계약 시에도 보증금 인상 상한선을 두고 말이다.


공공주택 공급과 함께 ‘무제한 임대’까지 보장된다면, 꼭 집을 사야만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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