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익은 곳이 낯설어 보일 때
밝았던 길이 어두워질 때
갑자기 하늘이 흐려지고
비가 툭툭 내리기 시작했다.
앞으로 걸어갈 수도 없고
다른 길은 잘 보이지 않고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돌아가고 싶다.
내 곳으로 빨리 돌아가고 싶다.
이제 여기는 내가 있을 곳이 아니었나 보다.
열심히 달려 달렸다.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고
그저 달렸다.
지쳐서 눈을 붙였다.
하나, 둘, 세...
눈을 뜬 순간
하늘이 나를 보고 웃고 있었다.
활짝 웃고 있었다.
"잘 다녀왔어"
이제야 깨달았다.
없는 거라고 늘 생각했던 건
언제나 내 안에 있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