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닭계장

잡았 닭

수감번호 11번 닭계장

by 유재복

일 하느라 못 본 사이에 청계가 많이 자랐다.

의견을 물으니 이장님네 멧돼지 사냥개 개장 아래에 닭장 하나 짓고 거기에 다 합사 시키기로 했다.

개 짖는 소리에 고양이들도 못 오고 우리가 쉬는 날 이장님이 돌봐 줄 수 있으니,

종관이가 철물점에 닭장 망 사 가지고 오는 것보다 빠르게 민이와 강이 각파이프 집을 만들었다.

육계 삼총사는 환경 바뀌는 건 안중에도 없이 새로 사온 사료통에 머리를 박고,

청계 7마리는 넓어진 닭장 안에서 독수리 7남매 놀이로 이리 저리 날아 다닌다.


문제는 닭계장인데.....

우리와 2미터 거리 유지는 기본이고

지게차에 제 문패 걸고 밖에서만 살았으니

가둬두기가 만만치 않은데......

그렇다고 밖에 두고 모이통 따로 챙기기도 귀찮고

나름 군기반장 ( 동물은 군대처럼 아무리 덩치 큰 육계라도 짬밥 나이를 이길 수 없다.)으로 새 보직 받았는데 닭장 밖에선 근무 불가인지라 잡기로 했는데......

밤까지 기다려 잡을 수도 없고

잡다가 놓치면 더 멀리서 돌아다닐텐데.......


쉿,

밤 말은 쥐가 듣고 낮 말은 닭이 들으니, 소근소근.


그런데 노천 먹이통에 있던 육계3총사도 어디 가고올려다 보던 청계 애들 소리도 안들리니 사람하고 놀자는 듯 일 하는 차 시이로 들어와 어슬렁거린다.


민이와 종관이 사이 구석으로 들어왔을 때 눈짓 손짓이 오가더니


꼬고고 꼭.

잡혔다. 닭계장


그러고 보니 사람 손에 잡힌 건 처음이고 갇히는 것도 처음.


갇혔 닭계장



죄수번호 11번 닭계장.

한 3일은 딱 저렇게 벽만 보고 있더라.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