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째 백수의 일기:2월 첫 번째 주말

성심당의 도시

이번 주말은 대전이다!

성심당의 도시.. 이자 성심당이 목적인 대전행.


친구의 출산 전 마지막 여행으로 대학친구들과 함께 했다. '임산부 프리패스'라는 막강한 권력을 사용하고자..!


그 권력은 대단했다.

주말 성심당은 눈이 휘둥그레지게 웨이팅이 많았는데 권력자는 핑크뱃지와 산모수첩을 마패처럼 들어 보이면 3분 컷이었다. 나름의 구매 전략을 세워 20분 정도에 걸쳐 미션을 클리어했다.


성심당뿐만 아니라 첫날 내 추천으로 먹은 스프커리 '카리코'도 성공적이었고, 우연히 들어간 갤러리아 '보난자커피'도 한적하고 맛 좋은 커피였다. 저녁으로 배달시켜 먹은 '덕적식당' 오징어 두부 두루치기는 아주 매웠지만 맛있었고, '떡반집' 떡볶이는 인생 떡볶이로 등극☆ 다음날 오픈런에 성공한 '오씨칼국수', 타이밍 좋게 한적한 시간에 방문할 수 있었던 '챔프스페이스 커피로스터리'까지 모두 다 지도에 별표해 놓을 음식점, 카페였다!


대전은 전에 다니던 회사 본사가 있어 일주일에 한두 번은 꼭 방문하던 곳이다. 성심당에 감흥이 사라졌던 이유..

곳곳을 다니며 옛 생각이 났다. 내 인생이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게 된 계기지만 그 회사에서 일할 때 정말 즐거웠다. 힘들기도 했지만 행복했고 즐겁게 일했다. 처음으로 오래도록 일하고 싶었던 곳인데, 권고사직으로 나오게 될 줄 몰랐다. 그래서인지 대전에 있는 내내 즐겁지 만은 않았다. 자꾸만 옛 생각이, 만약 그랬더라면 어땠을까와 같은 미련 가득한 생각들이 머릿속이 떠올랐다. 내가 필요 없다고 한 회사인데 혼자 미련을 뚝뚝 흘리는 꼴이 짜증 났다. 동시에 내가 더 열심히 했어야 했나라는 자책을 한 것도 사실이다. 이미 다 지나버린 일들이지만 아직 나에겐 상처(?) 같은 기억인가 보다.


뒤 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 참 쉽지 않다.


동시에 친구의 배가 한껏 부풀었다. 7개월 임산부의 배가 이렇게 크구나 처음 알았다. 기분이 이상했다. 그리고 행복해 보였다. 평범의 범주 안에서 새 생명을 기다리는 행복함이 느껴졌다. 덩달아 행복했지만 어딘가 씁쓸했다. 평범이란 나에게는 없는 이야기 같이 느껴졌다.


약을 먹고 지하철을 타고, 기차를 타고 대전에 갔다. 그리고 모두가 잠든 새벽 잠들지 못했다. 겨우 3시간 남짓 눈을 붙였다. 긴장한 탓일까, 그냥 잠이 안 온 걸까. 멋대로 단약 했으면 큰일 날 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