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괜찮다는 말이 너무 쉽게 나온다

괜찮다는 말 속에 숨은 자존감의 무게

by 주승현

요즘 따라, 괜찮아요라는 말을 자주 입에 올리고 있다.
누가 미안하다고 하면, 괜찮다고 말하고 무언가 마음에 걸려도, 괜찮다고 넘긴다.

그런데 문득, 정말 괜찮은 걸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나는 누군가를 안심시키기 위해, 아니면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그냥 습관처럼 괜찮다고 말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 말 뒤에 숨은 진짜 마음은, 늘 조용히 상처를 꾹꾹 눌러 담고 있었다.


예전에는 괜찮지 않으면 괜찮지 않다고 솔직히 말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의 나는 미숙했지만, 적어도 내 마음에 솔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감정보다는 상황이 더 중요해졌다.


괜히 예민하게 보이면 어떡하지?
이 정도 일로 상처받는 내가 이상한 걸까?


이런 생각들이 쌓이면서, 나는 점점 괜찮은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는 압박감에 길들여졌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진짜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이 자동으로 튀어나온다.
마치 내 감정을 숨겨야만 사회가 유지되는 것처럼


하지만 돌이켜보면, 괜찮다는 말은 결국 자존감의 무게를 견디는 방식이 아닐까 싶다.


진짜 괜찮지 않은 나를 들키지 않으려는 마음
또는 남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은 마음

그게 쌓이고 쌓이면, 스스로의 감정에 둔감해진다.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인가 보다 하며 무뎌지는 것이다.


괜찮다는 말은 참 다정하다. 그런데 동시에, 무겁다.
왜냐하면 그 한마디에 참는 나와 배려하는 내가 함께 들어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일부러라도 괜찮지 않다고 말해보려 한다.
괜찮지 않은 날에는 그냥 그렇다고 인정해본다.
그 한마디가 의외로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스스로를 위로하려고 괜찮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존중하기 위해 괜찮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다.


나는 이제 괜찮다는 말을 조금 아껴 쓰고 싶다.
그 말을 쉽게 내뱉는 대신, 정말 괜찮은 날에만 진심으로 말하고 싶다.
그게 나에게 주는, 가장 솔직한 위로일 테니까.


문득, 오늘 나 자신에게 물어본다.

나는 정말 괜찮은 걸까,
아니면 그냥 그렇게 말하는 게 익숙해진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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