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는 빠른 피드백보다 깊은 이해에서 시작된다
요즘 헤드헌터, 다 비슷하잖아요.
기업 대표들과 미팅을 하다 보면 자주 듣는 말이 있다.
요즘 헤드헌터, 다 거기서 거기 아닌가요?
처음엔 이 말이 불편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깨달았다.
그 말은 단순한 불평이 아니라, 업계를 향한 피로감의 표현이었다.
수많은 헤드헌터들이 여전히
JD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후보자 정보를 복붙하듯 던져주며,
단기 성과에만 급급한 채
고객사의 상황을 채용건으로만 본다.
이런 접근은 처음에는 빠를지 몰라도, 결국 신뢰를 잃는다.
고객이 기대하는 건 속도가 아니라 정확한 이해와 실행력이기 때문이다.
고객사는 헤드헌터에게 단순히 인재를 추천해달라는 걸 바라지 않는다.
그들이 진짜 기대하는 건 다음 세 가지다.
JD 한 장보다 중요한 건 이 포지션이 왜 만들어졌는가다.
채용의 목적, 조직의 성장 단계, 리더의 스타일, 팀의 온도 이걸 이해하지 못하면 추천은 방향을 잃는다.
실제로 나는 고객사와 미팅할 때마다 이렇게 묻는다.
이 포지션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요?
이 질문 하나로 대화의 깊이가 달라진다.
단순한 역할 설명을 넘어, 그 기업이 지금 어떤 이유로 이 사람을 필요로 하는가가 드러난다.
그때부터 비로소 헤드헌터가 아닌 채용 파트너로 보이기 시작한다.
좋은 헤드헌터는 후보자만 잘 찾는 사람이 아니다.
기업의 니즈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하고, 즉각적으로 방향을 수정하는 사람이다.
채용이란 생물이기 때문이다.
시장이 변하고, 내부 사정이 바뀌면, 어제의 이상형이 오늘의 비적합자가 된다.
그 순간 헤드헌터는 피드백 전달자가 아닌 조율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조용히, 그러나 정확하게 양쪽을 이해시키는 힘.
그게 기업이 가장 기대하는 역량이다.
기업이 듣고 싶은 건 좋은 사람입니다가 아니다.
그들은 이 후보자의 장점은 무엇이고, 어떤 환경에서 가장 성과를 내는가를 원한다.
나는 후보자와의 인터뷰를 단순 스크리닝이 아니라 컨설팅을 한다.
그 사람의 커리어 맥락, 일에 대한 태도, 성향까지 정리해 전달하면
고객사는 단 한 번의 리포트로도 신뢰를 느낀다.
실망의 포인트는 단순하다.
기대했던 기본이 지켜지지 않을 때다.
우리 포지션에 왜 이런 후보자를 보내주셨죠?
이 한 문장은 그동안 쌓아온 신뢰를 무너뜨린다.
JD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채용의 본질 대신 스펙 중심으로 접근할 때 생기는 대표적 오류다.
면접 일정이 잡혔다가 갑자기 취소되거나,
후보자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아 혼선이 생길 때
기업은 헤드헌터의 프로세스 관리 능력을 의심한다.투명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
후보자의 이슈나 이직 동기, 연봉 기대치 등민감한 정보를 왜곡하거나 숨길 때 기업은 즉시 감지한다.
그리고 다시는 그 헤드헌터에게 맡기지 않는다.
헤드헌팅은 빠른 산업이지만, 신뢰는 느리게 쌓인다.
채용은 결국 사람의 문제이고, 사람의 문제는 깊이 있는 이해없이는 풀리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속도보다 깊이를 택한다.
하나의 포지션을 맡을 때,
그 회사의 문화와 리더의 의도를 완전히 파악하고 나서야 후보자를 만난다.
이게 단순한 원칙처럼 들리겠지만, 이 기본이 업계에서는 가장 지켜지지 않는 부분이다.
기업이 헤드헌터에게 바라는 건 화려한 스킬이 아니다.
진짜로 기대하는 건
정확한 이해
성실한 소통
그리고 신뢰를 잃지 않는 태도다.
그 기본만 지켜도 기업은 다시 연락을 주고, 후보자는 그 회사를 믿게 된다.
결국, 헤드헌팅의 본질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 비즈니스다.
그리고 그 신뢰는 언제나 기본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