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공고가 기업의 진짜 민낯을
보여준다

글 몇 줄 속에 숨겨진 문화·철학·방향성의 모든 것

by 주승현

채용 공고를 보면 그 회사가 어떤 조직인지 거의 다 보인다.

나는 이를 수년간 여러 스타트업과 기업을 지켜보며 더 확신하게 됐다.


경험상, 채용 공고는 기업의 자기소개서다.

그리고 자기소개서를 허투루 쓰는 회사는, 결국 사람을 허투루 대하는 회사였다.

그런 회사의 공고는 유난히 공통점이 많다.


하고 싶은 말보다, 해야 하는 말만 적혀 있다

가장 흔한 문제다.

채용 공고가 마치 의무적으로 쓰는 보고서처럼 적혀 있다.


담당 업무: 00, 00, 00…

자격요건: 00 이상, 우대사항: 00 있으면 좋음

근무조건: 주 5일, 근무지 어디

이 문장들에는 직무의 특징도, 회사의 가치도, 팀의 분위기도 없다.


사람을 뽑는 과정에서 정작 우리가 어떤 회사인지 설명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공고는 메시지를 품고 있다.

그냥 오면 일 시킬게요. 우리를 선택할 이유는 딱히 없습니다.


요즘 구직자들은 이걸 정확히 느낀다.

채용 공고는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회사의 태도다.


회사에 대한 어필 포인트가 거의 없다

왜 이 팀이 매력적인지

어떤 미션을 향해 가고 있는지

이 직무가 회사에서 어떤 임팩트를 만드는지

어떤 성장 기회를 제공하는지

이런 기본적인 질문에 답하지 않는 JD가 정말 많다.

구직자는 아무리 경험이 적어도 이 회사가 나를 존중하는가?


여기서 내가 성장할 수 있을까?

이 두 가지는 본능적으로 읽는다. 기업은 사람을 평가하지만, 사실 구직자도 기업을 평가하고 있다.

그리고 채용 공고는 그 평가의 첫 장이다.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정작 구조가 없다

반대로, 길게 적혀 있는데도 읽고 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 공고도 있다.

회사 자랑만 잔뜩

비전 설명만 반복

직무와 관계없는 이야기 늘어놓기

핵심 정보는 끝까지 나오지 않음

이런 JD는 마치 열심히 말은 하는데, 핵심이 없는 리더를 보는 기분이다.

조직이 정리되지 않으면 채용 공고도 정리가 안 된다.

그 혼란은 구직자에게 정확히 전달된다.


회사의 문제점이 채용 공고에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나는 수많은 회사의 JD를 보며 항상 느꼈다.

잘 작성된 JD는 조직이 정비되어 있고, 잘못 작성된 JD는 조직이 흔들리고 있다.

예를 들어,

너무 많은 업무를 나열한다 → 인력 부족, 역할 불명확

이상할 만큼 우대사항이 많다 → 완벽한 인재만 찾는 비현실적 문화

즉시 투입 가능자 강조 → 교육·온보딩 시스템 부재

책임만 많고 권한 언급 없음 → 수평이 없는 강압 조직

기업은 숨기려고 하지만, JD는 그 진짜 모습을 다 보여준다.

그래서 나는 채용 공고를 읽어보는 것만으로 그 회사의 문제점과 장점을 70%는 파악한다.


반대로, 좋은 회사는 채용 공고부터 다르다

내가 경험한 정말 좋은 회사들은 JD 하나도 정교하게 작성했다.

직무의 핵심 미션 1~2개

필요한 역량

함께 일할 팀이 어떤 사람들인지

이 일의 의미와 성장 가능성

회사의 철학과 가치를 담은 문장

이런 공고는 읽는 순간 여기 괜찮은데?라는 느낌이 온다.

좋은 기업은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평범한 글 한 장에서도 보여준다.

JD는 단순한 채용 문서가 아니다.

기업이 사람을 대하는 자세가 고스란히 담긴 경영 문서다.


그래서 나는 JD를 제일 먼저 본다

헤드헌터로 일하면서 수많은 기업을 상대해봤지만, 나는 항상 JD를 가장 먼저 본다.

그 회사의 문화, 리더십, 준비도, 조직의 성숙도, 그리고 사람에 대한 존중까지

채용 공고에 모두 담겨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아무리 멋진 비전을 말해도 JD가 형편없으면, 그 회사의 채용은 오래가지 않는다.

결국, 채용 공고는 기업의 민낯이다.

좋은 회사는 좋은 JD를 쓰고, 좋은 JD는 좋은 사람을 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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