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이야기

가족이 된 아이

by 이상배

며느리가 시집오기 전부터 기르던 강아지 이름은 연두였다. 처음 나와 만났을 때는 으르렁 거리며 경계하던 녀석이었다. 아이들이 결혼하고 예쁜 손녀가 태어나면서 강아지가 질투를 하는지 아기를 물려고 해서 아기와 강아지가 함께 하지 못하고 강아지가 우리 집으로 와서 함께 지내게 되었다. 처음에는 낯설어하던 강아지가 이제는 주인이라는 것을 인식하였는지 아주 얌전하게 품에 안기고 가족이 되어 같다. 내가 주중에는 회사일로 집에 잊지 못하고 먼 지방으로 가 있기에 집사람이 외로워했는데, 다행히 잘된 일이라 생각했다.



원래는 집사람이 강아지 기르는 것을 싫어했는데 며느리가 기르던 아이라 어쩔 수 없이 받아 기르게 되었는데, 어느 날 “집에 오면 심심했는데 강아지랑 말도 하고 정이 들었네” 하는 것이었다. 나도 오랜만에 집에 올라가면 그 녀석 하고 장난도 치고 적적함을 달랠 수 있었다. 어느 때는 집에 강아지 혼자 두고 나가려 하면 따라간다고 먼저 앞장서며 애쓰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프고 안쓰럽기도 했다. 현관문 안에서 우는 소릴 들으면서 나가야 할 때는 강아지한테 정말 미안했다. 그렇게 혼자 두고 볼일을 보고 돌아오면 심술을 부리는 건지 거실 이곳저곳에 소변과 배변을 뿌리고 다니곤 했다. 화가 나서 이마를 쥐어박기도 했지만, 또 마음이 아파서 품에 안고 쓰다듬어주곤 했다. 그렇게 어느새 정이 많이 들어있었다.


이 아이는 나이가 많았다. 15살이면 사람 나이로는 노인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영특하기 가 말할 수 없었다. 눈치가 얼마나 빠른지 야단치면 꼬리를 내리고 눈치를 본다. 그런 아이를 잘 보살펴 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것이 못내 마음이 아팠다. 집사람도 회사에 다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이 혼자 집에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잘 기다려주는 것이 고맙고 미안했던 아이인데 날이 갈수록 조금씩 쇄약해지는 모습이 안쓰럽다. 우리 집에 오기 전부터 심장이 안 좋았던 아이라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아 지속적으로 먹이던 아이였다.

그런 아이가 이제 떠나려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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