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일주일 만에 집에 가면 엘리베이터 소리를 듣고 현관 앞에서 기다리다 반갑다고 난리 치던 아이였다. 무조건 저부터 안아주고 쓰다듬어준 다음 내려놓아야 한다. 그런 아이가 나이를 먹어 쇠약해지고 걸음걸이도 느려지고 높은 곳은 오르지도 못한다. 산책을 하면 걷는 모습이 어슬렁 거리고 느리다. 그리고 아랑곳하지 않고 아무 곳으로 걸어간다. 이제 하루가 다르게 약해지는 모습이 마음이 짠해진다. 언제부터인가 숨을 몰아쉬며 이상한 소리를 낸다. 병원에 방문했는데 심장이 많이 약해져서 그런다고 방법이 없다고 한다. 약을 지어서 강아지 밥에다 약을 타서 먹이면 숨쉬기를 편하게 하고 또 약 기운이 떨어지면 또 힘들게 숨을 쉰다. 밤새 들어야 하는 나도 보기가 힘이 들었다. 너무 힘들어하는 아이가 안쓰러워 아내에게 안락사 의견을 병원에 가서 물어보라고 했다. 동물병원에서 알아보았더니 수의사는 그냥 어쩔 수 없으니 그렇게 있다가 갑자기 죽을 수도 있다고 했단다.
얼마나 그런 시간이 흘렀을까, 그렇게 먹는 것을 좋아하고 밥상 앞에서 자기도 달라고 조르던 아이가 맛있는 간식을 주어도 뒤돌아선다. 집사람이 손으로 떠서 입에다 대어주면 조금씩 먹다가 힘들어하며 누워버린다. 자리에 누워 있다가 소변을 보러 패드를 찾아가다가 벽에 머리를 부딪친다. 눈에는 백내장이 뒤덮어 흐릿해지고 있다. 그런 아이의 모습이 너무 마음 아프고 미안했다. 떠날 시간을 앞에 두고 온 힘을 다해 일어서려는 모습이 안타깝기까지 했다. 그렇게 4주 정도를 힘겹게 버티던 아이였다.
나는 보통 토요일에 집으로 오는데 그냥 금요일에 집에 가고싶어 일찍 올라왔다. 우리 집사람은 오후 5시쯤 출근하여 자정에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다. 나는 보통 티브이를 보다가 11시쯤이면 잠이 들곤 했는데, 그날따라 졸리지도 않고 해서 티브이를 오래도록 보고 있었다, 티브이를 보면서 눈앞에 있는 강아지를 계속 지켜보았다. 가끔씩 긴 호흡을 하며 머리를 들어 옮기는 것을 확인하고 있었는데, 집사람이 0시 30분쯤 집으로 돌아왔다. 둘이 마주 앉아 이야기를 하다 강아지를 바라보더니, “여보 강아지 숨을 안 쉬는 거 같아.” 하며 가슴을 만져보더니 아무런 말도 못 하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얼른 다가가서 머리를 들어보니 너무도 편안한 모습으로 떠나고 있었다.
머나먼 길을 떠나는 강아지를 보면서 나는 너무나 감사했다. 사람도 아닌 강아지인데, 목숨을 부여잡고 자기를 사랑해 준 할머니를 끝까지 기다렸다가 할머니 할아버지 곁에서 편안히 숨을 거둔 것이다. 사람도 할 수 없는 큰 사랑을 마지막까지 남기고 떠나가고 있었다. 우리는 연두 가슴에 손을 얹어 따뜻하게 보내 주었다. 며느리에게 전화를 했다. 며느리와 아들이 바로 달려왔다. 그리고 화장을 하여 따뜻한 날 좋은 곳으로 보내 주었다. 주말에 집으로 오면 텅 빈 집에서 빈자리를 느끼고 격하게 반겨주던 연두가 그리웠다.
지금은 연두의 빈자리에 예쁜 고양이가 반겨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