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동이가 죽었다. 태어난 지 두 달 만이다.
시골집 마당 옆 길가에서 가을볕 쬐며 널브러져 놀다가, 눈먼 트럭을 만났다. 몇 주만 더 자랐어도 화단 경계석을 뛰 넘어 달아났을 텐데. 아직 계단도 오르내리지 못하는 새끼 강아지라, 어쩌지 못하고. 결국 경계석 귀퉁이에서 다가오는 차바퀴를 바로 맞았다.
평일 정오였고, 어미 개도, 다른 형제 강아지들도 그 곁에 있었다. 널브러진 작은 몸은 아버지가 거둬 묻어주었다. 새벽부터 꼬리 치느라 부산하던 그 개구쟁이가 하루아침에 세상에서 사라졌다.
길가 화단 경계석을 그토록 높게 쌓았던 것은 작년 이맘때 나였다.
넓고 튼튼한 꽃밭에만 생각이 닿아서 그랬다. 만약 욕심 좀 덜고, 작은 돌로 성기게 쌓았다면. 어쩌면 재동이는 피할 수 있었을까?
원래대로라면 추석 지나 바로 입양 보냈을 재동인데, 한번 더 내려가서 보겠다고 몇 주 더 집에 머물게 했던 것도 나였다. 이런 변고도 결국 가야 할 곳 못 가게 했던 내 욕심 때문일까.
알 수가 없다.
알 수 없다.
자연은 무심하고 또 침묵할 뿐이다.
작은 생명체는 차에 갈렸고, 날씨는 하릴없이 청명하고, 새는 어디선가 우짖는다. 어미개는 여전히 집 한구석에 묶여있고, 사고를 피한 얼룩이는 부랴부랴 가야 할 집에 보내졌다.
허약하고 못난이라, 그대로 남게 된 검둥이 구찌 녀석만이 빈 마당에 덩그러니 있다. 같이 놀던 형제들은 다 어디 가고. 시골개의 심심하고 적막한 삶이 어린 구찌에게 너무나 빨리 찾아왔다.
새는 지저귀고,
자연은 무심하다.
오직 소란한 것은 사람의 마음뿐이다.
재동 (23.8.17 - 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