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그리고 네 안에 남기를 바라는 밤
뉘엿뉘엿 해가 저물어가는 오후,
옅은 노을이 하늘을 온통 물들이는 시간.
그 빛 아래서 얼굴을 마주 보고 앉아 잔을 기울인다.
잔이 부딪히며 내는 맑은 소리에
너와 나의 웃음이 흩어지고, 내 마음에도 기분 좋게 번져든다.
오랜만에 마주한 우리는 그간 나누지 못한
서로의 삶을 끝없이 쏟아낸다.
노을의 색감처럼 우리의 대화에도 온기가 가득하다.
잔이 비면 자연스레 내 손이 움직인다.
애정이 깃든 건배를 한 번 더 나누고 싶은 마음에.
술이 이토록 달았던가.
마셔도 마셔도 취기가 오르지 않는 건
이미 분위기에 취해서일까, 아니면 너에게 취한 걸까.
눈치 없는 시간은 여느 때보다 빠르게 흘러가고,
아름답던 노을도 서서히 어둠 속으로 스며든다.
지금 이 순간이 오래 머물기를,
이 밤이 쉽게 끝나지 않기를 조용히 마음속으로 되뇌어본다.
함께 웃고 떠들다 아무 말 없이 서로의 눈을 바라보는 이 시간이 이유 없이 따뜻하다.
오래도록 내 안에, 그리고 네 안에 남기를 바라며
이 밤에 사랑의 온기를 담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