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장 찬 페미니스트는 이렇게 외친다. 그저 사랑하지 말라, 혁명적으로 사랑할지어다!
"니들 진짜 미쳤니?"
나는 수첩을 펼쳐 엄마에게 해야 할 말을 찾았다. 그리고 해오던 것과 같이 최대한 태수 씨의 말투를 흉내 내며 말했다.
"공 여사, 자중하시오. 우리의 적은 제도잖아."
전승민 [사랑의 혁명성] (2025 이상문학상 수상작 [그 개와 혁명] 작품론)
자신의 장례식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달라는 아빠 태수 씨의 요구를 딸은 그대로 이행한다. 황당해하는 엄마에게 할 말도 아빠는 이미 남겨뒀다.
이것은 혁명가였던 지난 세대에 대한 조롱이 아니다. 그렇다고 헌사도 아니지만. 최소한 공감과 엷은 연대감, 사랑이 있다.
결국, 사랑인가? 심지어 혁명적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