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이 좀처럼 깨끗해지지를 않는다
사실은 검증되지 않았지만 예전에 들었던 일화가 있다. 한 기자가 아인슈타인의 더러운 책상을 보고 책상정리도 하지 않느냐며 조롱했다고 한다. 그러자 아인슈타인은 당신의 책상은 깨끗해서 자신의 물리학 이론을 이해하지 못하느냐고 되물었다고 한다. 그냥 웃기려고 한 이야기겠지만 이 야기로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의 선생님은 똑똑한 사람의 책상이 지저분하다는 어이없는 이야기를 했다. 사실 그런 건 다 상관없고 그냥 성향의 차이겠지만 말이다. 이전에 공개된 오바마의 책상만 봐도 일 안 하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깨끗했으니 말이다.
하여간에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내 책상이 무지막히 지저분하다는 이야기다. 책상이 더러운 건 항상 인지하고 있어서 시간 날 때마다 치우는데도 정신 차리고 있으면 무지 더럽다. 뭐가 있느냐 하면 손 닿는 곳에 두고 보려고 책과 노트들을 꽂아둔 북엔드가 있고 독서대, 필통 두 개, 달력, 저금통, 티백 상자, 메모지 더미, 펜 꽂이, 디퓨저, 스탠드, 노트북, 핸드폰 거치대, 아이패드, 컵과 컵받침대, 안경통(사실상 쓸모가 없는데 그냥 올라와만 있다), 지갑, 이어폰... 물건이 끝도 없이 나온다. 물건도 많은데 이게 다 필요하다, 게다가 이걸 다 늘여놓고 쓰는 편이라서 책상이 그득그득 찬다.
그득그득한 책상이 조금이라도 깨끗해지라고 물건을 막 여기저기로 옮겨 보는데 자리만 달라질 뿐이니 그다지 깨끗하지도 않다. 책과 스탠드와 달력과 펜꽂이와 기타 등등의 자리를 바꿀 수 없으니 자리를 바꿀 수 있는 건 노트북, 필통, 마우스 정도다. 데스크 테리어라고 하던가.. 도저히 지금 있는 물건을 다 갖다 버리지 않고서야 그렇게 깔끔해질 수가 없다. 그런데 또 자기가 좋아하는 캐릭터나 아이돌 물건으로 책상을 잔뜩 채워둔 맥시멀리스트들의 책상도 물건이 많기는 하지만 내 책상처럼 더럽지는 않다.
어떻게 저렇게 말끔하게 책상을 유지시키고 살 수 있는지 궁금하다. 혹시 책상을 꾸며두고 아무것도 안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의문도 든다. 나는 하루종일 책상에서 하는 일이 너무 많다. 브런치 정기 연재를 위한 글도 써야 하고 책도 읽어야 하고 시 필사도 해야 하고 다른 할 일도 너무 많다. 아무것도 안 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책상에서 나름 무엇인가를 하고 지낸다. 그래도 남들의 책상은 깨끗해 보이기만 하는데 다 설정인가 싶기도 하다. 그래서 지저분한 책상을 아예 새로운 방법으로 깨끗하게 할 수 없으니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똑똑한 사람일수록 책상은 더러운 법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