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서툰 엄마
여섯 살 아이와 싸운 날,
나는 내 안의 어른이 얼마나 미숙한지 마주해야 했다.
도무지, 이 아이의 마음을 모르겠다. 내 속으로 낳았는데 왜 이렇게 이해되지 않는 걸까. 평소에도 알쏭달쏭한데, 졸려서 비뚤어질 대로 비뚤어진 상태가 되면 대화는 아예 불가능하다. 나도 지쳐 있는 늦은 밤, 잠자리 준비가 이어지면 서로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샤워 시간은 늘 감정의 피크였다. 두 아이 모두 딸이다 보니 씻기는 일은 자연스럽게 내 몫이 되었다. 주말이면 하루 종일 밖에서 놀고 집으로 돌아와도, 씻기고 먹이고 재우는 과제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도착과 동시에 샤워실로 향했다.
큰딸은 이제 제법 혼자 씻지만, 여섯 살 둘째는 여전히 손이 많이 간다. 빨리 끝내고 싶은 내 마음과 달리, 아이들은 즐거움을 조금이라도 더 이어가고 싶어 했다. 결국 실랑이가 이어지고, 잔소리가 쏟아졌다. 아이들은 덩달아 예민해지고, 둘째의 칭얼거림과 잠투정은 나를 폭발 직전까지 몰아갔다.
책을 읽고, 쉬를 하고, 침대에 눕기까지도 난관이 끝없이 이어졌다. 결국 “회초리 꺼낸다?”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사실 늘 협박용 말뿐이었는데… 어제는 달랐다. 화가 치밀어 결국 회초리를 들고 소파를 힘껏 내리쳤다.
‘쾅!’ 소리에 아이들이 놀랐고, 둘째는 울음을 터뜨렸다. 터져 나온 감정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울다 잠든 아이 곁에서 후회로 뒤척이는 나.
도대체 왜, 여섯 살 아이와 이렇게 싸워야 하는 걸까.
나는 왜 이 작은 아이를 가르치지 못하고 감정싸움을 하는 걸까.
있는 힘껏 내려친 소파를 보며, 나 자신이 무서웠다. 혹시 이러다 정말 아이를 때리게 되면? 처음은 어렵지만 두 번은 쉬워진다고 했다. 무뎌진 내 손이 아이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되진 않을까.
밤늦게 퇴근한 남편에게 고백했다.
“오늘… 나 너무 무서웠어.”
남편은 말했다.
“선이가 잘못했겠지. 그래도 내일 되면 아무렇지 않게 ‘엄마~’ 하면서 달려올 거야. 너무 걱정 마.”
하지만 나는 아이가 아니라, 나 자신이 걱정되었다. 어른이 되고 싶은 엄마와, 여섯 살과 다투는 엄마 사이. 그 괴리감이 나를 옥죄었다.
그럼에도 안다. 내일 아침이 되면, 둘째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내 품으로 달려올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더 작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