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학교에서 담임 선생님이 연락이 왔다. 행복이가 친구들에게 뽀뽀를 시켰다고 한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사실 당황했다. 행복이가 누구랑 뽀뽀한 것이 아니라 누구와 누구를 뽀뽀시켜다라고 하는데 이 상황에서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나는 아직 잘 모르겠다. 그래서 알았다고 이야기하고 행복이와 이야기를 해보겠다고 말씀드렸다. 학교에서 행복이를 픽업해서 집에 와서 무슨 일인지 물어봤다.
"아들, 오늘 학교에서 무슨 일 있었지?"
"아니 아무 일 없었는데"
"선생님이 네가 친구들끼리 뽀뽀시켜다면서"
행복이가 다프니랑 조나스가 서로 좋아하는 사이라서 그럼 뽀뽀를 해보라고 해서 그렇게 된 거라고 한다. 그 말을 듣고 부모인 나는 슬폈다. 행복이가 종종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고 했다. 그여자 아이가 바로 다프니이다. 그 이야기를 몇 번 한 적이 있다. 행복이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관계를 이해할 수 있는 그런 단계는 아닌 것 같다. 아이에게 질투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행복이는 무엇이 궁금했을까? 진짜로 서로 좋아하면 뽀뽀를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것일까? 아니면 단순히 행복이가 두사이를 확인을 하고 싶었을까 모르겠다. 행복이가 나에게 말해주었다.다프니와 조나스에게 둘이 좋아하면 뽀뽀해봐 했고 그 아이들은 그렇게 했다고 하는데 그것이 문제가 되어 선생님이 나에게 연락을 한것이다.그 나이대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본능과 무지함으로 발생한 사건이다. 그리고 이제는 이것보다 더 심각한 일들도 생길 것이다. 행복이가 뽀뽀를 할 것이고 나이를 먹어가면 그것보다 더 할 일도 생길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엄마에게 전화를 했는데 바쁘신지 대답이 없으시다. 그래서 누나에게 문자를 보냈다. 이럴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나는 아직 모르겠다. 누나가 답장을 보냈다.
나는 내가 중학교 들어가서 게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 시절, 내 주변은 많은 것이 변하고 있었다. 아빠가 하시던 사업이 갑자기 부도가 났고, 하루아침에 아빠가 감옥에 수감되시면서 남은 가족들은 급하게 짐을 싸 살던 집을 나와야 했다. 도망쳐 도착한 집은 한겨울에 난방조차 되지 않아 가만히 있어도 몸이 떨릴 만큼 추웠고 우리 가족은 외투를 입고 서로 부둥켜안은 채 울며 그 혹독한 겨울을 나야 했다. 그런 시간을 함께 버텼기에 다른 어떤 가족보다 끈끈한 정이 있었고 서로 의지하며 정말 아등바등 살아갔다.
하루아침에 길바닥에 나 앉은 입장이 되니 대학 진학이나 꿈 같은 것은 생각할 겨를조차 없었다. 중학교 3학년이 되자마자 실업계로 가서 오로지 빨리 취업해 돈을 벌어야 우리 가족이 살 수 있다는 생각으로 버텼다. 하지만 실업계로 진학하겠다는 말에 엄마는 반대하시며 인문계에 가야 한다고 하셨다. 지금은 이 지경에 놓였어도 훗날 우리 마음에 상처로 남을 그런 결정, 허락할 수 없다고 하셨다. 그렇게 낮이며 밤이며 온갖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으시며 우리를 먹이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일하는 엄마의 주장에 난 아무 반박도 하지 못한 체 인문계 고등학교로 진학할 수밖에 없었다.
허름한 집, 낡은 옷,그리고 빛
교도소에 면회 가야 하는 아버지,
꿈을 꾸는 것도 미안해해야 하는 16살,
내 겨울은 몸이 덜덜 떨릴 만큼 추웠고 가슴이 베어지는 것 같이 날카로운 바람이 불고 있었다.
가끔... 우리는 교도소에가서 아빠 면회를 하였다. 누나들과 엄마는 아빠를 볼 때마다 울었고 나는 울지 않았다. 눈물이 나지 않았다. 마치 눈물샘이 없어져 버린 것처럼 모든 것이 느리게 흘러가는 고요한 풍경 같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갑자기 변해버린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주는 스트레스 때문에 감정이 메말라 버린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 아빠가 미웠다. 먹는 것도 자는 것도 모두 제대로 할 수 없었고 당시 많았던 인신매매 기사를 볼 때마다 늦게까지 일하는 엄마와 누나들 걱정까지 해야 했던 상황은 고작 십대 소년이 감당하기엔 너무 큰 것이었다.
그때 내 유일한 위안이 되어주었던 사람이 진이었다. 진이, 민식, 나 이렇게 세 명은 늘 같이 어울려 다녔고 나는 어느새 진이를 좋아한다는 걸 자각하기 시작했다. 진이는 잘생긴 얼굴에 운동을 오래 해서 몸도 좋았던 누가 봐도 멋진 남자였다. 그리고 아버지와 가족들로 인해 힘들어하던 나에게 많은 힘이 되어주었다. 우리 셋은 함께 캠핑이나 등산도 같이 가곤 했는데 언젠가 바다에 함께 놀러 갔다가 바닷속에서 서로를 밀치며 장난을 치다가 진이와 몸이 닿았다. 그 또래 남자애들이 으레 장난을 치듯 우리는 장난으로 진이의 성기도 만지게 되었고 그렇게 놀면서 점점 내 성정체성을 깨닫기 시작했다.
'내가 진이를 남자로서 좋아하는구나.'
그땐 진이도 어린 나이라서 내가 성기를 만지면 발기했다. 아직 그런 신체적인 반응과 성적 취향의 관계에 대해 경험이 많이 않았던 나는 진이도 좋아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늘 내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장난 그만 하라는 식으로 끝났고 어느 날 진이 혼자 우리 집에 와서 같이 자는데 이불을 덮고 진이 옆에 딱 붙어있으니 너무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이었다. 그렇게 나는 진이로 인해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갔다.
물론 진이는 게이가 아니었고 나를 친구 이상의 감정으로 좋아하는 것도 아니었기에 우리의 장난은 그 정도에서 끝났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여느 대학생처럼 여자친구를 사귀었다. 그렇게 나의 첫사랑이자 짝사랑은 해바라기가 해를 바라보듯 끝나버린, 나만이 아는 비밀이 되었다.
누나가 큰을 날뻔했다고 한다. 요즘 한국은 아이들이 그런 행동을 하면 엄청 혼이 나고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나에게 행복이 성교육을 시키라고 조언해 주었다. 나는 부랴부랴 행복이에게 성교육을 시켜주었다. 남자와 여자가 다르다는 것과 남에게 그런 행동을 강요를 하면 안 되는 것들을 가르쳐 주었다. 아이들이 가끔 엉뚱한 행동을 하는데 어른에 관점으로 만 판단하는 것은 아닐까?그래도 행복이가 친구들에게 강요를했고 그때 내 아들은 과연 무슨 기분으로 친구들에게 그런 행동을 시켰는지 끝내 알수 없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