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타투보다 더 진한 가짜의 용기를 필요로..

by Ding 맬번니언

여행사진으로 등에 타투가 있는 사진을 SNS에 올렸다. 생각보다 반응이 꽤 재미있었다.
“어? 너 타투했어?”라고 의외의 반응들이 이어졌다. 하지만 나와 진짜로 친한 사람들은 안다. 나에게는 타투가 없다. 그 타투는, 그냥 여행지에서 붙인 가짜 타투였다. 그런데 요즘은 가짜 타투도 진짜 타투처럼 보인다. 우리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 그걸 보며 새삼 깨달았다. 가짜가 정말 진짜처럼 보이는 시대에 살고 있다.

여행을 하다 보면,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는 눈이 점점 필요할때가 있다. 여행지에서 보면 진짜와 가짜를 구별 아는 사람은, 겉모습이 아니라 속을 들여다볼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이다.그리고 그들은 물건 구입도 잘한다.


오늘은 아침부터 날씨가 좋았고 우리는 호텔 근처의 비치에 가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조용히 점심이나 먹고 오자는 생각이었는데, 그곳엔 뜻밖에도 제트스키가 눈앞에 딱 보이는 것이다. 나는 그래서 행복이에게 물었다.

“행복아, 우리 제트스키 타볼래?”하지만 행복이는 강하게 고개를 저었다. 행복이는 보통 새로운 것 앞에서 자신이 준비되지 않았다고 느끼면 먼저 거절부터 하는 성격이다.


그건 두려움일 수도 있고, 아직 자신의 ‘타이밍’이 아니라는 본능일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더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일단 점심을 먹었다. 식사를 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 중, 갑자기 행복이가 말했다.

“아빠, 나 제트스키 한번 타보고 싶어요.” 놀라웠다. 그리고 기뻤다.

무언가를 스스로 원하고, 도전하고 싶다 말하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제트 스키 탑승 가격은 20분, 30분, 1시간으로 나뉘었고 20분은 1500밧(약 63,840원), 30분은 2000밧(약 85,120원)이었다. 한 시간은 너무 많아서 내가 탑승 거절을 했다. 그리고 보통 행복이라면 20분을 선택했겠지만, 오늘의 행복이는 달랐다.

“30분짜리 탈래요.”

그렇게 우리는 제트스키에 올랐다.
행복이가 앞에, 내가 뒤에 운전대를 잡았다. 행복이가 핸들을 잡고, 나는 그 작은 등을 감싸 안은 채 물살을 가르기 시작했다. 처음엔 나도 재미있었다. 바람을 가르고, 물을 튀기며 속도를 느끼는 순간이 짜릿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허리가 아프고, 팔에 힘이 빠지고, 물에 몇 번 튕기고 나니 솔직히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나는 스포츠는 별로 안 좋아한다. 그런데 행복이는 달랐다. 얼굴엔 생기가 가득했고, 계속 타고 싶다고 외쳤다. 그렇게 우리는 계속 바다 위를 달렸고, 멀리서 녹색 깃발이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약속한 시그널로 “이제 돌아오세요”라는 표시였다. 나는 너무 기뻤다. 우리는 깃발을 보고 다시 비치로 돌아갔다. 그런데 선착장에서 스티븐이 막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직 아니야! 아직 시간이 안 됐어!”

알고 보니, 그 깃발은 다른 여성 손님을 위한 것이었다. 그녀는 20분 옵션을 탔고, 우리는 30분이었다. 우리의 시간은 아직 남아 있었다. 그러나 나는 이미 바다에서 도망치듯 돌아와 버렸다. 다시 바다로 나가고 싶지 않았다. 젖은 팔, 욱신거리는 허리, 그리고 빨리 수건과 선베드가 그리웠다.

하지만 행복이는 정말 행복해 보였다. 처음에는 망설였고, 거절했지만 스스로 마음을 바꿔 도전했고, 마침내 즐겼다. 내가 아무리 힘들어도 그걸로 충분했다.

여행은 때때로, 가짜 타투보다 더 진한 가짜의 용기를 필요로 하고, 바다보다 더 깊은 아이의 선택을 끌어내며, 아픈 허리마저 기꺼이 감당하게 만드는 웃음을 남긴다. 나는 오늘, 행복이를 위해 그런 가짜 용기를 냈다. 그리고 아이를 위해 더 크게, 더 빠르게 제트스키를 움직였다. 내 가짜 타투처럼 오늘은 내 가짜 용기가 행복이를 만족시켜주었다. 하지만 나의 가짜용기 덕분에...


결국, 그 바다 위에서 진짜로 더 멀리 달려간 사람은 아마 나보다, 행복이었을 것이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맬번니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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