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푸껫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마지막을 가장 화려하게 장식하기로 했다. 이번 여행의 클라이맥스는 Klook을 통해 예약한 Phi Phi – Maiton Sunset Premium Speed Catamaran Day Tour이다. 말 그대로 강력 추천하고 싶은 일정이었다.
사실 스티븐과 나는, 행복이가 태어나기 전에도 피피섬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는…
하늘도 바다도 모두 우리 편이 아니었다. 거센 비바람, 사정없이 흔들리는 작은 스피드보트, 우리는 파도에 휩쓸리듯 피피섬에 도착했고, 그 여행을 회상할 때마다 둘 다 말한다.
“그땐 정말… 죽는 줄 알았어.” 그래서 이번에는 달랐다.
‘날씨가 가장 좋은 날에 다시 가자’고 다짐했고, 그렇게 날씨를 계속 확인하고 드디어 오늘 우리는 푸껫에 도착한 이후 가장 맑고 고요한 날 다시 피피섬을 방문하기로 했다. 그렇게 우리 가족은 다시, 피피섬으로 향했다.
첫 번째 정차지는 Pileh Lagoon. 에메랄드빛 바다 한가운데서 배에서 내려 바닷물에 몸을 맡기자 모든 피로가 스르르 녹아내렸다.
그다음은 그림엽서처럼 아름다운 Maya Bay이다. 한때 관광객 출입이 금지되었던 곳이다. 그래서인지 더 신비롭고, 더 조심스럽게 바라보게 되는 풍경이었다. 여기서 드디어 나는 수영복을 입고 인생 컷을 건졌다 점심을 먹고 이어진 Phi Phi Don Island Tour, 그리고 한적한 고요 속에 숨겨진 Maiton Private Island까지 모든 일정이 하나하나, 정말 잘 짜인 한 편의 영화 같았다.
하지만 우리가 이 투어를 선택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해 질 무렵, 바다 위에서 맞이하는 노을이다. 그래서 날씨 좋은 날 가야 했던 것이다. 하늘이 천천히 오렌지빛으로 물들어가고, 햇살은 부드럽게 바다 위를 스치며 하루의 끝을 천천히 끌어안았다.
세 사람, 고요히 앉아 각자의 방식으로 그 노을을 바라보았다. 어쩌면 이 순간을 기억하게 될 건, 풍경보다도 그 속에 함께 있었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오늘, 이 여행의 마지막을 그렇게 보내게 된 것은 참 다행이자 축복이었다.
우리는 피피섬에서, 예전의 두려움을 웃으며 이겨냈고, 지금의 평화를 온몸으로 안았다. 이제 진짜 여행의 마지막 페이지에 황금빛 노을 한 장을 덧붙인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맬번니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