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나는, 그 노인의 욕설에 이렇게 대답했다.

by Ding 맬번니언

오늘도 트램을 운전하며 도시를 누비던 중, 한 노인 승객이 조심스레 내게 물었다.

“여기 정거장 말고 다음 정거장이 수영장이랑 더 가까워?”
나는 친절히 답했다.
“다음 정거장도 가까워요.”
그렇게 대화를 마치고, 나는 다음 정거장으로 향했다. 그런데 그 노인분이 갑자기, 거친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왜 정거장을 지나쳤느냐며 화를 내는 것이었다. 나는 당황했지만 차분히 설명했다.

“지금 지나친 곳은 버스 정류장이에요. 트램은 거기에 정차하지 않아요.”

하지만 설명은 그의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했다. 오히려 그의 언성은 더 거칠어졌다.

예전의 나라면, 그 분노에 똑같이 분노로 대답했을 것이다. 억울함에 맞서려 했을 것이고, 내가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려 애썼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이번 여행을 통해, 나는 조금 달라진 나를 만났고 ‘세상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감정들로 가득하지만, 그 속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오직 나의 말과 태도뿐’이라는 걸 배웠다. 그래서 나는, 그 노인의 욕설에 이렇게 대답했다.

“고맙습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그리고 또다시 반복했다.

“고맙습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당연히 그 말에 진심이 담겼던 건 아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말은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한 작은 방패이자 선택이었다. 몇 번 그렇게 말하고 나니 그 노인도 더 이상 욕을 하지 않았다.

말을 잃었고, 눈길을 피했다. 오늘 나는 깨달았다. 모든 상황에서 나를 바꾸지 않고 상대를 바꾸려 했던 시간들이, 얼마나 지치고 불필요한 소모였는지를 모른다. 오늘 나는, 나를 지키면서도 화를 화로 갚지 않는 법을 실천해 봤다.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진짜 어른이 되어가는 연습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앞으로는 똑같은 일이 발생해도 욕을 하는 대신 똑같은 행동을 할 것이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맬번니언이었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추가 근무 요청 전화가 자주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