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처럼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

by Ding 맬번니언

오늘은 이빨 정기 검진을 받는 날이었다. 그래서 맺번 방문하는 치과를 찾았다. 나는 양쪽 어금니에 문제가 있어, 늘 마음 한구석에 폭탄처럼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 이가 망가지면 다음은 임플란트다. 치료 하나에 최소 300만 원, 그 막대한 비용을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 단순히 돈만의 문제가 아니다. 치료가 과연 제대로 될지, 실패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까지 겹쳐 있다. 이런 현실 앞에서 나는 언제나 계산하고, 아끼고, 대비하며 살아가야 한다. 어른이 되면 이런저런 돈 들어가는 문제를 많이 고려해야 하는 것 같다.


진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오늘은 행복이 픽업 시간이 진료시간과 겹쳐 스티븐이 나 대신 학교로 갔다. 그런데 시간이 한참 지나도 행복이는 돌아오지 않았다. 걱정이 되어 전화를 걸어보니, 슈퍼에 들러 저녁식사에 필요한 장을 보고 온다고 했다. 한참 뒤, 헐레벌떡 들어온 행복이의 손에는 로블록스 기프트 카드(25달러짜리)가 들려 있었다. 어찌 된 영문인지 묻자, 행복이는 이렇게 말했다. "오늘 친구 생일인데, 친구에게 선물을 주고 싶어서 대디에게 말해서 기프트 카드를 샀어요"라고 말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말문이 막혔다. 나는 지금 이가 하나 망가지면 수백만 원이 깨질까 봐 걱정하고 있다. 몇십만 원, 몇백만 원이 어떻게 날아갈지 몰라 긴장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내 아이는, 25달러라는 돈을 마치 물 한잔 마시듯 아무렇지 않게 쓴다. '친구가 좋으니까', '주고 싶으니까'라는 마음 하나로. 돈이라는 게 어디에서 오고, 얼마나 소중한지 아직 모르는 순수한 마음으로 말이다.


어쩌면 그 천진함이 부럽기도 했다. 아무 계산 없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선물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 부럽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어른이다. 현실을 살아야 한다. 그리고 행복이에게도 조금씩 세상의 무게를 알려줄 수밖에 없다. 나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행복아, 네가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은 정말 예뻐. 하지만 세상엔 주고 싶다고 다 주는 게 아니야. 우리 집도 그렇게 부자가 아니거든. 돈은 그냥 생기는 게 아니야. 다음부터는 조금 더 생각해 보고 결정하자"라고 말했다. 행복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듣는 듯했지만, 그 눈빛은 여전히 해맑았다. 그 해맑음이 한편으로는 눈부시게 아름답고, 한편으로는 아릿하게 느껴졌다.


나는 문득, 행복이를 보며 내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내가 행복이 나이였을 때, 우리 집은 가난했다.

가난이 무엇인지, 돈이 없다는 것이 어떤 무게를 지니는지, 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어릴 때는 먹고 싶은 걸 마음껏 사 본 기억도 없고, 친구 생일이라도 선물을 준비한다는 건 사치였다. 돈이 없다는 사실은 내 어린 마음에 늘 그림자처럼 드리워 있었다. 나는 그런 현실을 몸소 느끼며 자랐다. 그래서 지금, 아무 걱정 없이, 25달러짜리 기프트 카드를 들고 밝게 웃으며 돌아온 행복이를 보면, 어쩔 수 없이 마음이 복잡해진다.


같은 나이지만, 너무나도 다른 두 풍경이다. 나는 생존을 고민하며 자랐고, 행복이는 선물할 대상을 고민하며 자란다. 나는 한편으로 그 모습이 참 다행스럽고 기쁘다.


세상은 단지 좋은 마음만으로 살아갈 수 없는 곳이라는 것을...


돈은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삶에는 책임과 한계가 있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오늘, 행복이에게 조심스레 말했다.

"행복아, 친구를 생각하는 네 마음은 정말 소중해. 하지만 주고 싶다고 해서 다 주는 건 아니야. 우리는 가진 만큼 아껴 쓰고, 생각하면서 써야 해."

행복이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여전히 해맑은 얼굴이었다. 그 해맑음이 눈부시게 아름다우면서도, 내 마음 어딘가를 아리게 파고들었다. 지금은 아직 돈의 가치도, 세상의 무게도 잘 모르는 아이지만


나는 바란다.


언젠가 이 아이가, 지금의 해맑음을 잃지 않으면서도 현실을 알고, 삶의 균형을 배우고, 자신이 받은 사랑과 배려를 또 누군가에게 베풀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나길 말이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맬번니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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