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스티븐이 대장 내시경을 받는 날이었다. 퇴근을 하고 나는 그를 병원에 데려다주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모든 계획은 나름대로 세워져 있었다. 대장 내시경이 끝나는 시간은 대략 오후 4시다. 행복이는 3시 30분에 학교를 마친다. 그래서 우리는, 행복이를 픽업하고 테니스를 다녀온 뒤, 병원에 들러 스티븐을 데려오는 것으로 대충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인생이란 언제나 계획을 비웃는다. 2시 50분쯤, 예상보다 일찍 병원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스티븐을 픽업해도 될 것 같습니다." 예상보다 훨씬 빠른 시간이었다.
나는 그래서 급히 계획을 수정했다. 집에서 약 18분 거리인 병원으로 먼저 가고, 그 후에 행복이를 픽업하기로 말이다. 다행히 행복이가 애플 위치를 가지고 학교에 있는 아이에게 연락을 할 생각이다. 나름 시간 계산은 나쁘지 않았다. 3시 30분까지 병원에 도착하면, 행복이를 늦지 않게 데려올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서둘러 병원으로 향했다. 정확히 3시 30분, 병원에 도착했다. 그리고 급하게 나는 로비로 뛰어 들어갔다. 나는 스티븐이 이미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오히려 내가 스티븐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여기부터 일정이 꼬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초조함이 조금씩 스며들었다.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었다. 급히 행복이에게 전화를 걸어, "학교 근처 도서관에 가서 기다려."라고 말했지만, 행복이는 내 말을 거절했다. 그리고 전화는 꺼져버렸다. 그리고, 3시 40분 스티븐이 병실에서 나왔다.
나는 황급히 차를 몰아 학교로 향했다. 하지만 마음은 이미 불안과 짜증으로 뒤엉켜 있었다. 행복이에게 여러 번 연락을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그 순간부터, 나는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고, 결국 스티븐에게 신경질을 내기 시작했다. 왜 검사는 예정시간 보다 일찍 끝나서 모든 일정을 꼬이게 만들었는지 말이다.
화낸다고 상황이 좋아질 리 없다는 걸 알지만 그 순간에는, 마음이 생각을 이겼다. 행복이는 왜 연락이 안 되는 것일까 학교로 가는 도중, 학교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행복이가 학교에서 아빠를 기다리고 있어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행복이를 픽업한 뒤, 우리는 서둘러 4시에 예정된 테니스 개인 레슨 장소로 향했다.
분주하고 어수선했던 하루, 계획은 엉켰고 마음은 여러 번 요동쳤지만, 결국 모든 일정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돌아보니, 오늘 하루는 작은 실수와 예상치 못한 변수 속에서도 어떻게든 삶은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을 다시 느끼게 한 하루였다. 나는 급한 성격의 소유자다. 그래서, 조금 더 너그러워지고, 조금 더 유연해져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마음 한쪽에 담았다.
하루가 지나고 오늘 하루를 다시 돌아보니 화가 나지만 너무 화를 내 필요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그동안 화가 나며 화를 내는 단순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제 상황에 조금 더 유연해지고 느슨한 사람이 되고 싶다. 화를 낸다고 상황이 좋아지지도 상황이 바꾸지도 않기 때문이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맬번니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