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를 공격한 친구는 전쟁을 피해 우크라이나에서 호주

by Ding 맬번니언

보통 평범한 아이를 키우는 것만으로도 쉽지 않다. 그런데 내 아이는 내향적이면서 ADHD도 가지고 있다. 그 조합은, 때때로 나를 숨 막히게 만든다. 그리고 오늘은, 그런 나를 다시 한번 시험에 들게 하는 일이 벌어졌다.

행복이를 학교에서 픽업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이의 입에서 “머리가 아파”라는 말이 먼저 나왔다. 그러더니 이내 조심스레 오늘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오늘 학교에서 한 친구가

"너는 엄마가 없잖아"라고 말하며 행복이를 놀렸다고 한다. 그 말에 행복이는 울음을 참지 못했다.


속이 뒤집혔다. 내가 이 상황을 준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나는 어떤 상황인지, 누가 그런 말을 했는지,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를 차분히 물었다. 행복이는 자신이 지미에게 왜 아빠가 둘이고 엄마가 둘인지 설명했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들은 다른 친구가 "그럼 너는 입양된 거야"라며 놀렸고, 그 말에 상처받아 울었다고 한다.


행복이를 공격한 친구는 전쟁을 피해 우크라이나에서 호주로 넘어온 난민 아이였다고 했다. 나는 그 아이의 사정을 알기에, 작년 행복이 생일 파티에 일부러 초대까지 했었다. 그 기억이 떠오르자, 마음이 더 복잡해졌다. 내 아이가 상처받은 것에 분명 화가 났다. 하지만 그 친구의 아픈 사연도 외면할 수 없었다. 아이들은 때로 자신도 모르게 누군가를 아프게 한다. 특히 상처 입은 아이들은, 때때로 남에게 상처를 주며 자신을 지키려 한다. 나는 조용히 행복이에게 물었다.

“그 친구, 어떻게 하면 좋겠어?”

행복이는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말했다.


"선생님께 말씀드렸어. 그래서 그 친구는 혼이 나고, 부모님께도 연락이 갈 거래." 이문제는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행복이 다시 묻는다.

“근데 아빠, 나 진짜 입양된 거야?”

나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다시 한번 천천히 설명해 주었다. 넌 입양된 게 아니야. 나는 아이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
“넌 아빠들이 정말 간절히 기다리고, 사랑으로 맞이한 아이야. 어떤 아이보다 소중하게, 아주 특별한 방식으로 이 세상에 온 거야.”

그리고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말을 이었다.
“너처럼 두 아빠와 함께 사는 친구들도 많아. RDV(레인보우 대디 빅토리아) 가족도 그렇고, 알렉스 가족, 로렌스 가족 등등… 다 너처럼 사랑받으며 크고 있어.”

그 말을 듣던 행복이는 잠시 생각하더니,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맞네, 나 혼자가 아니네.”

그 미소에, 나는 다시 한번 깨달았다. 세상이 어떤 말을 하더라도 내 아이가 자기 존재를 당당히 받아들이고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는 것 그게 부모로서 내가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라는 걸.


가족의 지지가 아이의 성장에 얼마나 중요한지, 이번 일을 통해 다시 한번 절실히 깨달았다. 행복이는 ‘아빠가 둘’이라는 말을 듣고 친구에게 놀림을 받았다. 하지만 그 상황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았다. 왜냐하면, 행복이는 자신을 온전히 지지해 주는 든든한 가족이 곁에 있기 때문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그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내 편이 있다는 확신’이다. 행복이는 지금 그것을 가지고 자라고 있다.


반면 나는 달랐다. 내가 게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한국에 있는 가족들은 나를 지지해주지 않았다. 오히려 외면하고 침묵했다. 그 외로움과 상처는 지금도 마음 한편에 깊이 남아 있다. 나는 지극히 평범한 일반 가정에서 성장했다. 그리고 누군가를 전적으로 지지해 주는 존재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나는 그 부재 속에서 배웠다.


그래서 나는 지금 행복이에게 내가 받지 못한 그 지지를, 온 마음으로 주고 싶다. 누군가가 너를 오해하거나 공격해도
“나는 괜찮아, 왜냐면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는 가족이 있으니까.”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아이로 자라나길 바란다.

가족은, 있는 그대로의 너를 지지해 주는 가장 첫 번째 울타리여야 하니까.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 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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