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를 픽업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이가 아직도 친구에게 받은 놀림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그렇게 행복이에 기분을 살피고 아무 일 없이 하루가 잘 지나간 줄 알았다. 하지만 잠자리에 들기 전, 행복이는 갑자기 이렇게 말했다.
"중국 사람 아빠는 중국 사람이야."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너무 놀랐다. 분명 어제는 자신이 친구에게 받은 말에 상처를 입고 울기까지 했는데, 오늘은 누군가에게 똑같은 방식으로 상처를 주는 말을 따라 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 자리에서 단호하게 말했다.
“그런 말은 절대 해서는 안 돼. 그런 소리는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있어.”
아이에게 말해주었다.
“사람은 다 다르고, 그 다름을 가지고 웃거나 무시해서는 안 된단다. 너도 어제 그런 말을 듣고 슬펐지? 그러니까 너도 절대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거야.”
아이의 말은 단순한 장난이 아니었다. 아직 마음속에 남아 있던 상처가, 다른 형태로 세상 밖으로 고개를 내민 순간이었다. 어제는 분명, 친구의 말에 상처받아 울던 아이였는데 오늘은 그 상처가 방향을 바꿔 또 다른 누군가에게 향할 뻔했다. 잘못된 방식으로 자신의 상처를 표현하는 것이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다시금 실감했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결코 단순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바로 잡아야 하는 것은 너무 늦지 않게 잡아주어야 한다는 것을.
어제의 피해자가, 오늘의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마음속에 새기듯 되뇌었다. 그래서 더욱 중요한 건 아이의 감정을 알아채고, 그 감정이 머무는 방식을 바로잡아 주는 일이다. 무조건 혼내기보다는, 왜 그런 말을 하게 되었는지를 함께 들여다보는 것.
그 과정을 통해 아이는 자신을 돌아보고, 조금씩 더 깊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의 마음은 흙 위의 물감처럼 쉽게 번지고 뒤섞인다. 그 색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 않도록, 아이를 가이드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부모로서 나는 오늘도 아이를 통해 배운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 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