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 기념으로 140불어치를 더 결제해 달라고 한다.

by Ding 맬번니언

오늘의 사건은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다. 아니, 어쩌면 모두가 조금 지친 하루였을지도 모른다. 오늘은 행복이가 5학년이 되어 처음으로 학교에서 상을 받는 날이다. 나와 스티븐은 일찍부터 학교에 도착해 행복이의 소중한 순간을 함께 축하해 주기로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서였을까 조용한 차 안에서 스티븐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신용카드로 39불 쓴 거, 기억나?”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난 그런 적 없어."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그리고 직감했다. 아마도 행복이 일 거라는 걸.

그 대화를 뒤로 하고 시간이 되어 우리는 강당으로 들어갔다. 이날의 주인공인 행복이는 무대 위에서 상장을 받으며 활짝 웃고 있었다. 나는 그 순간만큼은, 모든 걱정을 내려놓고 행복이를 위해 큰 박수를 보냈다. 진심으로 축하했고, 자랑스러웠다. 하지만, 그렇게 오늘이 아름답게 끝났어야 했다.


행복이를 픽업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우리는 저녁을 어디서 먹을지 이야기하며 웃었다. 축하의 여운이 남아 있던 찰나 스티븐이 다시 입을 열었다.
“행복야 혹시 로블록스에서 39불 결제한 적 있어?" 그것은 자신이 한 것이 맞다고 행복이도 인정했다. 우리는 기쁜 날이기에 조용히 그것으로 넘어 갈려고 했다. 그런데 행복이는 축하 기념으로 140불어치를 더 결제해 달라고 한다. 그 순간, 마음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무너지는 소리가 났다.

기특했던 오늘이, 조금씩 어그러지기 시작했다. 한편으론, 행복이도 상을 받은 날이었고 우린 그것이 아무리 작은 상이라도 축하해주고 싶었다. 다른 한편으론, 설명도 없이 계속되는 무단 결제와 당연하다는 듯한 요구는 쉽게 넘기기 어려웠다.


그렇게 하루는 얼마든지 망가질 수 있었다. 단 한순간의 실망, 말 한마디의 오해로도 기분 좋던 하루는 산산이 부서질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지 않기로 했다. 감정에 휩쓸리기보다, 잠시 멈추고 숨을 고르기로 했다.


행복이에게 시간을 줬다. 그리고 우리도 감정을 가라앉혔다. 그렇게 모두가 조금씩 차분해졌을 때, 우리는 다시 마주 앉아 이야기했다. 무엇이 잘못됐는지, 왜 속상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그 대화 끝에 우리는 처음의 계획대로, 행복이가 제일 좋아하는 태국 식당으로 향했다. 그곳에서의 저녁은 화려하진 않았지만, 조용한 이해와 따뜻한 공기가 함께한 식사였다. 오늘의 사건은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다.


단지 서로 다른 입장과 감정이 잠시 충돌한 결과였을 뿐. 가족이란, 그런 순간에도 서로를 탓하기보다 다시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사이여야 한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하루를 망치지 않는 방법을 조금 더 배우게 되었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 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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