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차는 동네 도로 절반을 막아 버린 꼴이 되어버렸다.

by Ding 맬번니언

기아 EV3를 구입한 뒤, 내가 타던 차는 그대로 우리 집 앞 길에 세워둔 채 방치해 두었다. 그러다 혹시나 해서, 오늘은 그 차로 행복이를 농구 연습에 데려다주었다. 차를 타지 않고 너무 오래 방치해 두면 배터리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연습이 끝나면 다시 그 차로 픽업할 생각이었다. 그래서 길 옆에 주차를 하는 대신 집에 돌아와 주차장 입구에 대충 세워두었다. 그리고 행복이 픽업 시간이 되어 시동을 걸어봤는데…

아무 반응이 없다. 여러 번 시도해도 시동은 걸리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어를 N으로 바꾸고 차를 밀어보았다. 하지만 혼자서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 사이, 차는 동네 도로 절반을 막아 버린 꼴이 되어버렸다. 혼자 끙끙대며 어쩔 줄 몰라하는데, 행복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다행히 농구 연습장에 스마트 위치 전화기를 가져갔고, 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라는 것이다. 정신이 하나도 없어 “행복아 혼자 걸어와.” 하고 전화를 끊고, 다시 힘껏 밀어봤지만 여전히 차는 미동도 없었다. 결국 브리즈번 출장을 가 있는 스티븐에게 전화를 했다. 그는 옆집 사람에게 부탁해 보라고 했다. 문제는… 나는 옆집 사람들과 아직 제대로 말을 나눠본 적이 없다는 것. 이런 일이 첫 대면의 이유가 된다니, 속이 다 보이는 것 같아 괜히 민망했다.


그래도 자동차를 도로 한가운데 세워둔 채로 둘 수는 없었다. 결국 마음을 다잡고, 옆집 문을 두드렸다. 문이 열리자 나는 최대한 간단하게 상황을 설명했다.

“차가 시동이 안 걸려서요… 혹시 조금만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그러자 그는 웃으며 말했다.
“아, 마침 제 차에 점프 케이블이 있어요. 그걸로 한번 시도해 봅시다.”

그 한마디에 긴장이 조금 풀렸다.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람처럼, 그는 재빨리 차에서 케이블을 꺼내와 내 차와 연결했다. 그리고 “이제 시동 걸어보세요”라는 말에, 나는 조심스럽게 키를 돌렸다.


부르릉 엔진이 힘차게 깨어나는 소리에 가슴속 긴장이 한순간에 풀렸다.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살았어요.”
그는 웃으며 “별일 아니에요, 다음에 또 이런 일 있으면 바로 오세요”라고 말했다.

그에 그 말 한마디에 내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졌다. 고맙다는 말 한마디로는 다 전할 수 없는, 그 짧은 도움과 진심이 오늘 하루를 조금 더 빛나게 만들었다.


그리고 문득 생각했다. 오늘 내가 받은 이 도움처럼, 언젠가 이웃이 나에게 손을 내민다면 나도 망설임 없이, 기꺼이 도와주어야겠다고.


서로 얼굴만 알고 지내는 관계를 넘어, 필요할 때 기대고 도와줄 수 있는 이웃이 되는 것. 그게 아마 우리가 같은 동네에서 살아가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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