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무 피곤했다. 왜냐하면 전날 밤을 거의 새웠다.

by Ding 맬번니언

일요일, 스티븐 아버지의 86번째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스티븐 어머니 쪽 언니의 자녀들이 멜버른에 살고 있어 그들도 왔고, 아버지의 동생도 함께했다. 스티븐 아버지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사람이 스무 명 남짓.


다들 웃음과 축하의 마음을 안고 와서, 한 사람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 스티븐 아버지의 얼굴에는 행복이 그대로 묻어났다. 그 모습을 보니, 가족이 함께한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선물인지 새삼 느껴졌다. 하지만 나는 너무 피곤했다. 왜냐하면 전날 밤을 거의 새웠다. 치카가 새벽 3시부터 짖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보름달이 그녀에 본능을 깨운 것 같다. 혹시나 이웃들이 깰까, 행복이와 스티븐이 잠에서 깰까 걱정이 되어, 새벽 4시에는 치카 옆 소파로 가서 함께 있었다. 그녀가 더 이상 짖지 않도록 조용히 곁을 지켰다.


덕분에 몸은 피곤했지만, 오늘처럼 모두가 한 마음으로 모여 축하하는 자리를 보니 그 피곤함마저도 조금은 잊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스티븐을 도와 생신 파티 준비를 함께 했다. 누군가를 위해 시간을 쓰고 마음을 쏟는 일은 참 기분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 마음을 꼭 알아주길 바란다면, 기대가 실망으로 변할 때가 있다. 그래서 이제는 바라지 않기로 했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내 마음이 기꺼울 만큼만 하기로 했다. 어젯밤, 치카가 새벽까지 짖어 잠을 설친 탓에 하루 종일 피곤했다. 그래서 오늘은 잠자리에 들기 전, 스티븐에게 말했다.

“오늘은 내가 꼭 푹 자야 해. 내일 일하니까, 치카가 아무리 짖어도 깨우지 말아 줘. 그리고 오늘 밤만큼은 당신이 치카를 좀 돌봐줬으면 해.”라고 했다.

오늘까지 무리하면 내일 더 안 좋아질 것 같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위해 무엇을 해주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나를 너무 지치게 하고, 내 하루를 온전히 빼앗아 간다면, 그건 오래 지속할 수 없는 일이다.


결국, 나를 먼저 돌보는 것이 다른 사람을 더 오래, 더 진심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이라는 걸 다시 느낀다. 그래서 오늘은 잠시 멈추고, 내 몸과 마음이 회복될 시간을 주기로 한다. 그건 이기적인 게 아니라, 함께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선택이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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