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약 복용량을 늘리기로 했을 때, 마음 한편이

by Ding 맬번니언

나는 섬세한 편이다. 그래서 주변 상황을 유심히 관찰하고, 그만큼 스트레스도 쉽게 받는 편이다. 하지만 브런치에 글을 쓰기로 마음먹으면서 유명 작가들의 책을 많이 읽었고, 그중에서도 특히 쇼펜하우어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그에 말에 귀 기울이기로 했다.

그는 인간관계를 ‘고슴도치의 딜레마’에 비유했다. 춥다고 서로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가시에 찔리고, 너무 멀어지면 외로움과 추위에 시달린다. 그래서 차라리 혼자가 낫다고 했다. 그 말은 내 마음속 깊숙이 간직하면서 주변에 사람들을 대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은 조금 덜 힘들다.


하지만 자식은 어떨까? 최근에 본 아이쇼핑이라는 드라마에서는 완벽한 아이를 만들고 싶은 부모의 욕심이 얼마나 집요하고 때로는 잔인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또 제이콥을 위하여라는 드라마를 보면서는 부모가 자식을 위해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그 끝이 어디일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됐다. 친구나 연인과는 다르게, 자식과의 관계에는 ‘적당한 거리’라는 개념이 참 애매한 것 같다.


가까이 두면 상처를 줄 수도 있지만, 멀리 두는 건 애초에 불가능하다. 이미 나의 일부이자, 내가 끝까지 지켜야 할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였을까.
행복이의 ADHD 약 복용량을 늘리기로 했을 때, 마음 한편이 무겁고 복잡했다. 그런데 막상 늘리고 나니 행복이가 훨씬 더 차분해지고 집중하는 모습이 보였다. 섬세한 나는 아이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효과를 보니 기쁘기도 했지만, 그 기쁨 속에 묘한 슬픔이 스며들었다.

‘이렇게까지 해야만 하는 건가’ 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약이 아니면 힘든 아이, 그리고 그 약 덕분에 조금 더 편안해지는 아이를 보며, 나는 오늘도 부모로서의 선택의 무게를 느낀다.


섬세한 내가 고슴도치라면, 피가 나도 행복이에게는 다가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가시가 서로를 찌른다 해도, 그 아픔보다 아이를 품고 지키는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이다. 행복이는 나에게 단순한 자식이 아니라, 내 삶의 방향을 정해주는 나침반 같은 존재다. 때로는 상처를 주고받으며 울기도 하지만, 그 상처마저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증거이자 사랑이 남긴 흔적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피가 나더라도, 행복이 곁에 서서 끝까지 지켜볼 것이다. 이것이 내 욕심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그리고 언제 가는 나도 그를 놓아줄 것이다. 쇼펜하우어의 말처럼 말이다.그래서 나는 쇼펜하우어를 멘토로 결정했다.본인말고는 다 남이라는 쇼펜하우어의 말처럼...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었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이런 사소한 일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