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와 테니스 경기를 하다.

by Ding 맬번니언

행복이 2주 방학이 시작되고 이번 방학중에 테니스를 함께 하자고 약속했었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테니스 코트를 예약했다. 원래는 30분만 할지 1시간을 할지 고민했는데, 처음이라 부담스럽지 않게 30분만 하기로 했다. 그런데 예약 과정에서 실수를 해서 정확한 코트 번호를 받지 못했다. 그래서 혹시나 싶어 10분 일찍, 오후 3시 20분에 코트에 도착했다.

행복이 두번째 작품

약속한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한 테니스 코트. 철망으로 둘러싸인 코트 안쪽에서는 이미 공이 톡톡 울리는 소리가 규칙적으로 울려 퍼지고 있었다. 라켓이 공을 때릴 때마다 특유의 팅 하는 금속성의 소리가 공기 속에 섞여 흘러나왔다. 긴장과 설렘이 동시에 밀려왔다. 행복이 경기는 정말 많이 보았지만 실제로 경기는 처음이다.


행복이는 라켓을 쥔 채 연신 땅바닥에 공을 튀겨보았다. 손에 익지 않는 라켓은 조금 무거워 보였고, 공은 제멋대로 튀어 오르며 행복이 손끝을 스치고 지나가곤 했다. 나는 라켓을 움켜쥐며 잠시 숨을 고르고 첫 서브를 시도했다. 힘을 주어 던진 공은 라켓에 맞는 순간, 의도치 않게 옆으로 튕겨나가 철망에 부딪혔다. 나는 정말 잘할 줄 알았다. 그런데 텅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작은 민망함이 밀려왔다.

“괜찮아, 아빠! 다시 해!”
행복이가 웃으며 소리쳤다.


두 번째 시도에서야 공은 제대로 네트를 넘어갔다. 하지만 이번에는 행복이가 타이밍을 맞추지 못해 허공을 휘두르며 라켓이 휙 소리를 냈다. 서로의 서툰 모습이 우스워 둘 다 동시에 웃음이 터졌다.

몇 번의 주고받음 끝에, 드디어 공이 오가며 경기가 흘러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한 걸음 뛰고, 다시 두 걸음 옆으로 달려가 공을 받아내는 동작이 금세 숨을 차게 만들었다. 짧은 순간이지만 온몸에서 땀이 솟구쳤다. 행복이는 나보다 실력이 좋았다.

볼이 높이 튀어 오를 때마다 행복이는 작은 몸으로 라켓을 높이 들어 올리며 “얍!” 하고 기합을 넣었다. 비록 공이 엉뚱한 방향으로 튀어 나가기도 했지만, 눈빛만은 집중 그 자체였다. 반면 나는 발이 느려 몇 번이나 공을 놓치며 허탈하게 웃었다.


결국 단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네트를 사이에 두고 라켓을 휘두르며 웃고 뛰던 그 순간, 이 경기는 승패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코트 위에서의 땀과 웃음이 오늘 하루를 특별하게 만들어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새삼 느꼈다. 보는 것과 직접 하는 것은 다르다는 것. 행복이를 경기를 지켜보면 가볍게 라켓을 휘두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숨이 차오르고 온몸이 땀으로 젖는다. 스포츠는 생각보다 훨씬 힘들었고, 그래서 더 짜릿했다. 그날의 코트 위에서 나는 단순한 게임 이상의 것을 배웠다. 체력의 한계, 서툰 몸짓, 그리고 그 속에서도 끝내 웃음을 만들어내는 순간들. 그것이 바로 스포츠가 주는 진짜 매력이 아닐까 싶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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