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로렌스 가족을 만났다. 우리는 다음 달, 11월 16일에 함께 디즈니 크루즈에 탑승한다. 출발이 한 달도 남지 않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행복이보다 내가 더 설레고 있다.
로렌스의 두 딸은 공주님들과의 만남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로열 게더링(Royal Gathering)’에서 디즈니 프린세스들을 만날 수 있고, ‘비비디 바비디 부티크(Bibbidi Bobbidi Boutique)’에서는 드레스를 입고 진짜 공주로 변신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미 예약이 꽉 찼다는 소식을 듣고 로렌스는 살짝 아쉬워했다. 그래서 취소 확인을 매일 확인한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문득 웃음이 났다. 행복이는 그런 이벤트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행복이는 공주 혹은 미키마우스보다도 수영장, 게임룸, 그리고 배 위의 아이스크림 기계에 더 관심이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는 그런 디즈니의 세상에 더 끌린다. 행복이 보다 내가 더 동심으로 돌아간 것 같다. 어쩌면 내가 게이라서 그럴 수도 있다. 그래서 요즘 나는 크루즈 여행을 하나의 ‘프로젝트’처럼 준비 중이다.
하루하루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피시 익스텐더(Fish Extender) 선물 교환용 팔찌를 직접 만들고, 선상 파티에서 입을 옷도 미리 골라뒀다. 행복이는 “아빠, 아직 한 달이나 남았잖아”라며 웃지만 나는 안다. 여행의 절반은 ‘기다림 속에 있다’는 것을.
아마 행복이는 그날 배 위에서 친구들과 뛰어놀겠지만, 나는 갑판 위에서 바람을 맞으며 이 시간을 떠올릴 것이다. ‘이 설렘을 느끼기 위해 나는 또 하나의 여행을 준비했구나.’
여행은 언제나 끝나도 다시 시작된다. 그리고 이번 여행의 첫날은, 이미 오늘부터 시작된 것 같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