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고는 한순간에 발생한다. 우리는 어쩌면 매일 크고 작은 사고와 사건을 마주하며, 그것을 견디며 살아가야 하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요즘 나는 그렇게 느낀다.
오늘 아침, 출근 후 잠깐의 쉬는 시간이었다. 커피 한 모금으로 목을 축이고, 무심코 화장실에 다녀오던 길. 주머니 속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습관처럼 꺼내든 휴대전화 화면에는 새 메시지가 떠 있었다. 나는 걸음을 멈추지 않은 채, 화면을 스쳐 읽었다. 그 순간이었다. 손끝이 미끄러지며 ‘탁’ 하는 소리와 함께 휴대전화가 바닥에 부딪쳤다.
순간적으로 숨이 멎었다. 전화기는 타일 바닥 위에서 한 바퀴 굴러 멈췄고, 화면 위로 거미줄처럼 금이 퍼져 있었다. 그 얇은 유리 조각 사이로 내 얼굴이 일그러져 비쳤다. 순간, 어제의 일이 겹쳐 떠올랐다.
슈퍼에서 카트에 밀려 넘어졌던 스티븐의 아버지 그리고 지금 내 손에서 떨어진 휴대전화. 두 사건은 전혀 다른 무게를 지녔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 모두 예상치 못한 순간에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렇게 일은 늘 예고 없이 찾아온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그 뒤를 수습하며 하루를 살아간다. 큰일이든지 작은 일이든지 말이다. 퇴근 후 나는 깨진 전화기를 들고 수리 센터로 향했다. 매장 안의 하얀 조명 아래, 점원이 차분히 말했다.
“수리비는 70만 원 정도 예상됩니다.”
그 말에 순간 머리가 띵했다. 잠시 말문이 막혔다. 나는 생각해 보고 온다고 다시 전화기를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사용하지 않은 전화기를 찾아서 임시로 사용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번 주 일요일에 디즈니 크루즈를 가기에 빨리 결정을 해야 한다. 작은 사고이든, 큰 사고이든, 그것이 찾아오는 순간은 언제나 같다.
한순간. 그리고 그 한순간이 우리의 하루를, 때로는 인생을 바꿔놓는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 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