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이 5킬로그램이나 늘어 있었다.

by Ding 맬번니언

아직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우리는 또 하나의 시간을 맞이하고 있다. 이번 주 토요일은 소피아의 결혼식이다. 예정되어 있던 일과 예고 없이 찾아온 이별이 같은 시간 안에 겹쳐 들어왔다.

그래서 우리는 이번 주를 슬픔과 기쁨이라는 두 감정 사이에서 살아내고 있다. 인간은 그렇게 삶을 사는 것 같다. 소피아는 결혼식 드레스 코드로 ‘클래식함’을 선택했다. 그 말을 듣자마자 나는 옷장 깊숙이 묻어두었던 턱시도를 꺼냈다.


정말 몇백 년 만에 꺼내본 옷이었다. 조심스럽게, 약간의 기대를 품고 입어봤다. 그리고 바로 충격에 빠졌다. 바지는 올라가지 않았고, 턱시도 재킷은 숨을 쉬기 힘들 정도로 꽉 끼었다. 거울 속의 나는 클래식과는 거리가 멀었다.


시간이 만든 변화가 너무나 솔직하게 드러나 있었다. 이런 낭패가 없다. 결혼식까지는 이제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급히 체중계에 올라섰다. 결과는 명확했다. 체중이 5킬로그램이나 늘어 있었다.

슬픔 때문이었는지, 여행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그 모든 시간을 버텨낸 대가였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현실은 현실이었다. 턱시도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아주 현실적인 결심을.

폭풍 다이어트.


슬픔을 애도할 시간도, 기쁨을 온전히 즐길 여유도 없는 채로 나는 다시 몸을 움직이기로 했다. 누군가는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사랑을 맹세하고, 누군가는 이별을 떠올리며 울고, 나는 그 사이에서 바지가 잠기기를 바라고 있다.


이 또한 삶일 것이다. 기적처럼 겹쳐지는 감정들 속에서 어찌 되었든 다음 장면을 준비해야 하는 것.


이번 주는 눈물과 웃음, 기억과 약속, 그리고 단단히 조여진 허리띠로 버텨야 할 것 같다. 제발 이번 주말만큼은 그 턱시도가 내 몸을 밀어내지 말고 조용히 받아들여 주기를.


억지로 숨을 참지 않아도 되고, 버튼을 채우며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고, “조금만 더 참아”라고 스스로를 설득하지 않아도 되기를.


이건 멋을 부리기 위한 욕심이 아니라, 슬픔과 기쁨 사이에 서 있는 내가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고 싶다는 바람이다. 제발 이번 주말에는 내 몸이 턱시도에 맞기를.

아니면 턱시도가 조금만 나를 이해해 주기를 그 정도 기적이면, 이번 주엔 충분하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 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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