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두 번째 한국 방문이다. 이번에 한국 방문은 추석에 맞추어 한국에서 가족사진을 찍기 위해서다. 아빠가 갑자기 병원에 입원하고 식구들은 아빠와 추억을 만들고 싶어 했다. 사람일은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고 한국의 가족은 하루라도 더 좋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내가 아빠를 좋아하지 않은 이유 때문에 다른 사람의 기분까지 망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도 나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 준 사람이기 때문에 나도 군소리 없이 참여했다. 그리고 행복이에게 할아버지도 보여 주고 싶고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가족사진을 행복이와 함께 남기고 싶었다.
우리 가족들은 흰색 남방에 청바지를 맞추어 입었다. 처음으로 행복이와 함께 한국 식구들과 가족사진을 찍었다. 이 순간만큼은 정말 행복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 유년 시절은 고난도 많아 지만 전반적으로 행복했다. 순간의 행복들이 우리 가족들에게 많이 있었다. 아빠는 어린이날이면 우리를 위해 선물을 사다 주시고 생일마다 외식을 하고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을 하셨다. 나의 유년 시절이 불행하지만은 않았다.
나는 어쩌면 아직 어린아이처럼 내 상처만 보고 울고 있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사진 촬영 전에 아빠 병원에 가서 보니 열심히 재활 치료를 하고 계신 모습이 보기 좋았다. 행복이에게 할아버지를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그렇게 친 손주 노래를 하셨는데 아빠가 행복이를 보고 많이 좋아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가족이라는 관계는 복잡한 것 같다. 친구는 사이가 한번 멀어지면 그것로 끝이고 두 번 다시 보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가족은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 같다. 행복이 아빠가 되고 나서 나도 행복이에게 실수를 하고 잘못을 저지르면 행복이가 나를 용서해주기를 바란 적이 많다.
비록 아빠에게 태어나서 한 번도 미안하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고 그 상처로 아빠를 사랑하지는 못하지만 아빠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려고 노력 중이다.
한 가지 아빠에게 보고 배워야 하는 점이 있는데 바로 열심히 사는 모습이다. 우리 식구들을 위해서 열심히 사업을 하시다. 부도를 당해도 주저 않지 않으셨다. 그리고 남들처럼 힘들어하시지 않고 다시 일어나는 모습을 여러 번 지켜보면서 나도 아빠에게 배울 점이라고 늘 생각했다. 아빠는 자신의 인생을 포기하시지 않으셨다.
사진 촬영도 무사히 끝나고 추석당일 날이다. 나도 한국에서 10년 만에 맞는 추석으로 오랜만에 엄마를 도와 밤도 깎고 추석 차례에 쓸 음식을 만들고 차례상을 준비했다. 행복이를 한복으로 갈아입히고 처음으로 차례상을 보여주고 전도 먹고 한국의 문화를 알려주었다 추석날 보름달 보려 집 앞 공원으로 갔다. 보름달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데 누구를 미워하면 무의식 적으로 그 사람을 닮아 간다고 하는데 나는 아빠에게 닮고 싶지 않은 모습이 있다.
나를 위해 용서를 하고 싶은데 아직은 용서가 안된다. 하늘에 떠있는 달에게 그럼 아빠를 더 이상 미워하지는 말자고 빌었다. 그렇게 하고 나니 마음이 평온하고 잔잔해지는 것 같다. 그리고 온전히 나 자신에게 집중해 본다. 과거에 머물러 나 자신을 돌보지 않고 누구를 원망하고 미워하고 상처받고 그런 내가 어떻게 행복이의 마음을 살펴주고 알아 주술 있을까? 나는 이제 한 사람을 돌보고 책임지는 어른이다. 무늬만 어른이고 싶지 않다. 아름 다운 추석 날에 달을 보면서 내가 조금 더 배포가 큰 어른이 되면 좋겠다고 빌어본다.
내가 직업을 구하고 돈을 벌면서 심적인 갈등에 빠졌다. 아빠 병원비하고 엄마 용돈에 한국의 들어가는 돈이 너무 많다. 나도 지금까지 은 아무 소리 하지 않고 그 돈을 한국에 보내고 있다. 그런데 행복이가 커가면서 나도 욕심이 난다. 더 늦기 전에 돈을 모아서 행복이를 사립학교에 한번 보내고 싶다. 그래서 엄마에게 언제까지 돈을 보내드려야 하는지 물으니 대답이 없으시다.
부모님 돌아가시기 전까지 돈을 보내 드려야 하는데 그럼 나는 내 생각보다 더 돈을 모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번 돈을 누구를 위해 지출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의 미래를 위해서, 하나뿐인 자식 행복이를 위해서, 아니면 병원에 계시는 아빠를 위해서 불행히도 내가 모으는 돈은 한계가 있다. 그런데 그 돈을 누구를 위해 사용해야 할지 아직은 모르겠다. 지금은 이런저런 생각 없이 조금이라도 돈을 저축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