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3일 과거 이야기 (참고로 이 글은 오늘이야기가 아닌 과거 사건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2023년은 기쁜 소식을 전하며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 아침 7시 20분, 리암이 3.5kg으로 태어났다. 그래서 내나이 44세 나는 자연스럽게 할아버지가 되었다. 일이 빨리 끝나서 다행히 면회 시간에 맞춰 가족들과 함께 병원에 갈 수 있었다. 손주를 만나러 가기 전, 그 순간을 상상하면서 설렘과 기대감으로 가득하다. 그동안 손주가 태어난 소식을 듣고 있었지만, 이제 드디어 그를 직접 만나러 가는 것이다. 먼저 집에서 출발할 때부터, 살짝 떨리는 기분이 들어 미소를 지으며 나와 집 앞을 바라본다.
가족들과 함께 차를 타고 가는 길에는, 마치 새로운 모험을 떠나는 듯한 설렘이 느껴진다. 마치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기대감도 함께 느껴졌다. 그러면서 손주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며, 그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고민도 한다.
손주 리암을 처음 봤을 때 작은 손과 발, 그리고 아름다운 눈동자에 놀랐다.
"엄마가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해 엠"
"고마워요. 이렇게 병원까지 찾아주시다니 감동이에요"
"당연히 와야지, 어디 내 손자 얼굴 한번 볼까?"
어린 아기의 미소에 눈물이 나오기도 했다. 그 작은 몸집에도 불구하고 리암은 자신만의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리암을 보니 힘든 실습과 시험도 잠시 잊어버릴 수 있었다.
아직은 할아버지가 된 것이 어색하고 이상하지만, 리암의 작은 움직임이나 울음소리 등이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감정을 자아내고 있다. 40이 넘어 할아버지가 될것라는 상상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제는 나도 가족의 최고 어른이 된다는 책임과 느낌이 생겨나고 있다. 손자, 손자의 엄마, 아빠와의 관계도 새로운 책임과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그리고 나도 이제부터는 할아버지로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었다.
아들인 행복이가 조쉬아의 아들을 안아주며, 나도 손자 리암을 처음 안아보았다. 그 순간, 리암의 따뜻한 향기와 품 안에서 느껴지는 평온함이 마음을 가득 채웠다. 리암을 바라보며, 조쉬아를 처음 만난 그날의 추억이 떠올랐다. 당시에는 청소년을 돌보는 것을 몰라서 서툴고 엉성했던 내 모습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내가 조쉬아를 처음 만났을 때는, 그가 겨우 12살이었다. 그리고 리암이 태어나 조쉬아는 벌써 아빠가 되었다. 그의 변화된 모습을 보면서 뭔가 감회가 새롭다. 함께한 많은 추억이 떠오르며, 이제는 자신의 아이를 아빠로서, 한집에 가장으로서 책임지고 돌보는 모습을 보니 참으로 기쁘고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이런 할아버지가 되는 삶도 게이로써 큰 기쁨으로 느끼며, 늙어가는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대부분의 게이들은 싱글로 살다가 인생을 마감하지만, 나에게는 가족들과 함께하는 삶이 소중하다.
한국과 호주에 가족이 있고, 호주가족들은 언제나 서로를 보고 함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나의 한국 가족은 서로에게 어긋난 느낌이 있다면, 호주 가족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언제나 함께할 것 같은 따뜻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마음의 상처를 입은 나에게 따뜻한 위로와 치유의 손길을 내밀어 준 것이 참으로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오늘 나는 게이로 태어나서 할아버지가 되었다. 세상 참으로 살만 한 것 같다라는생각이 든다.
그리고 손자 리암과 함께할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가슴 가득 차오른다. 함께 따뜻하게 살아가며,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행복한 미소가 지어진다. 나는 리암의 성장을 지켜보며, 그의 인생에 행복과 사랑이 넘치는 삶을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이다
벌써 3개월 된 손주 리암을 다시 보니 기뻐서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리암은 지난번 보았을 때보다 더 크게 성장한 것 같았다. 그의 작은 몸집에는 어느새 귀여운 살구색 복숭아 뺨이 생겨나고, 손과 발도 더욱더 뚜렷한 모양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리암은 이제 자신의 손가락을 열심히 움직이며, 웃음소리도 더 자주 들려왔다. 그 소리를 들으니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 이 작은 생명체가 이제부터 세상을 자신의 놀이터로 만들어 나가기 시작한다는 생각에, 나는 더욱 뿌듯해졌다.
리암이 내 손가락을 꽉 잡고, 매우 귀여운 눈으로 쳐다보기 시작했다. 이제 리암이 태어난 지 벌써 3개월이 지나서 우리는 호칭 정리를 하기로 했다.
"아직도 리암이 두 할아버지를 어떻게 부를지 정하지 못했네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래. 솔직히 리암이 할아버지라고 부르기는 어려울 것 같아. 한국 아이들도 할아버지라고 발음하기 힘들어."
"그렇죠. 그럼 아빠는 어때요?"
"아빠는 대디라는 의미로 사용할 수 없어."
"그렇군요."
"그렇다면 할 방으로 줄여서 부르는 건 어떨까요?"
"할~~ 방, 발음하기도 쉽고 귀여운 것 같아."
"그럼 나는 파라고 불러"
스티븐은 파~(PA) 나는 할 방이 되기로 했다.
우리 가족은 리암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언제나 많은 사랑과 관심을 보내주고,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나는 행복이가 리암이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공감과 배려를 배웠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