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7월 5일 과거 이야기 (참고로 이 글은 현재 사건이 아닌 과거 사건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7월의 멜버른 날씨(한국이랑 반대 계절)는 한국의 겨울만큼 춥다. 날씨가 추워서 차 타고 학교에 가면 안 되냐고 행복이가 물어보았다. 그런데 비가 오지 않는 이상 아무리 추워도 우리는 학교에 걸어가는 것을 규칙으로 정했다고 다시 행복이를 상기시킨다.
대신 따뜻한 장갑이랑 모자를 쓰고 가면 된다고 행복이에게 말해주었다. 그렇게 열심히 학교를 향해 걸어가는데 행복이가 뜬금없이 나에게 “I have a crush on someone." 그래서 내가 행복이에게 " 그게 무슨 소리야? 무슨 뜻인지 알아?"라고 물었다. 그러니 행복이가 자신은 자신이 한 말이 정확히 무슨 뜻인 지 알고 자기 반에 데프니라는 여자아이를 지금 좋아한다고 한다.
나는 순간 당황했다. 아무 생각 없이 학교에 가다가 행복이 말이 황당하면서 벌써 이렇게 컸구나 한다. 그래서 데프니 어때?라고 물어보니 데프니도 자신을 좋아한다고 한다. "그래 그럼 좋아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하는 거야?"라고 물어보니 행복이가 "친절하게 대해주고 뽀뽀"도 하고 그런 것이라고 말하는데 내 아들이 순간 어른처럼 느껴졌다.
나는 그래서 갑자기 다른 아이들도 궁금해졌다. "그래 그럼 반에 또 누가 누구를 좋아하고 하는 거야?" 행복이가" 반에 몇 커플 있어. 잭슨하고 밀리 가 커플이고 그런데 테디는 내가 좋다네".
"그래"
" 응~ 테디는 우리 반 남자아이인데 내가 반에서 제일 웃기고 힘도 세고 해서 좋다고 해"
"그래 그럴 수 있지."
행복이가 "나는 상관없어 그런데 테디보다는 데프니가 좋아".라고 대답했다.
행복이와 이런 대화를 하다니 행복이가 새삼스럽다. 이런 대화를 하다가 학교에 도착해서 그럼 친구들에게 잘해주고 즐거운 시간 보내하고 이마에 키스를 해주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이런저런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되었다.
가끔 게이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들이 게이는 선택이라는 말을 하는데 한때 나 또한 그 말의 강한 부정을 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내가 게이이기는 하지만 게이와 관련되어 교육을 받고 자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직도 사람들은 행복이를 많이 걱정을 한다. 엄마가 없이 자라는 행복이가 엄마의 사랑을 받고 자라지 않아서 잘못 성장하지 않을지? 게이가 되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게이들 사이에서도 아빠에 부재, 어릴 때 성추행 등등 게이가 되는 다양한 설이 있는데 그것은 검증되지 않은 말도 안 되는 루머다.
그러다가,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어느 날 오늘처럼 갑자기 행복이가 남자아이를 좋아한다면 어떻게 하지 이런 생각말이다. 내가 게이이면서 여자아이를 좋아한다는 말보다 더 당황할지 모른다. 그래서 일반 부모들이 자식이 게이 혹은 레즈비언이라고 고백(커밍아웃)하면 당황하고 힘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나는 게이이지만 자식이 게이라면 힘들것 같다. 왜냐하면 게이 혹은 소수자로 사는 삶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나는 행복이에게 누구를 좋아하는 것이 잘못은 아니라는 것은 가르쳐 줄 수는 있다. 내가 게이라는 것을 받아 드리기 까지 정말 많은 시간을 괴로워했는데 내 자식은 그런일로 덜 괴로워했으면 하기 때문이다. 어린 나이에 누구를 좋아하는 것과 사춘기(2차 성장) 때 자신의 성 정체성을 알아가는 것은 우선 다르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어린 나이에 누구(동성, 이성)를 좋아한다는 거로 아이가 게이 혹은 레즈비언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혹시나 2차 성장 때 그런 일이 발생해도 그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부모도 아이의 정체성을 받아드리기 힘들수 있지만 아이가 정체성으로 받을 혼란과 상처를 감싸주고 현명하게 극복하게 도와주는 부모가 되어 주면 좋겠다. 내 경험으로 소수자로 사는 것은 우리(게이,레즈비언)가 원해서 그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그리고 아이들은 사랑하는 부모로부터 정신적인 지지가 필요하다.
집에 돌아와서 친구 톰에게 전화해서 알렉스는 어떻지 물어보니 이미 여러 번 여자친구랑 헤어지고 다른 여자 친구를 만나고 있다고 했다. 게이 아빠 그룹에서 수많은 아이들이 있는데 그들 아빠가 게이라서 아이들이 게이가 되고 레즈비언이 되는 아이들은 없다. 성 정체성은 그렇게 성립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게이아빠들 밑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증명해주고 있다.
나는 이제 점점 나 자신이 떳떳하고 자랑스럽다. 내가 게이로 어떤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 아닌 키가 크고 작고, 날씬하고 뚱뚱한 것처럼 나는 게이로 태어났다는 것을 행복이를 키우면서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혹시 행복이가 나중에 커서 자신의 성정체성이 게이라고 해도 우리는 그를 지지해 주고 사랑으로 안아 줄 준비가 되었다. 부모 혹은 누군가에게 조건 없이 받는 사랑이 게이 혹은 남들과 다른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그리고 우리가 기억해야 할것 모든 사람들은 세상의 태어났다는 것만으로도 사랑받기 충분하다. 남들과 다르게 태어났다는 이유로 비난받고 놀림을 당하는 시대는 끝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