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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은 절대로 착하지 않아요

나는 행복한 상처받은 치유자이다

by Ding 맬번니언

내가 아는 지인과 가족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 그의 반응은 내가 예상한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형이 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못하는 건가요?"라며 내게 물어봤다. 나는 "응, 내가 너무 착해서 그랬을 뿐이야"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는 "미안하지만, 형은 전혀 착하지 않아요. 형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고 있어요"라며 나를 향해 말했다. 내가 걱정을 표시하자, 그는 "그게 뭐예요? 식구들에게 못하고 남에게 하고 싶은대로 하는 것이 어디 있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형은 절대로 착하지 않아요"라고 정리해 주었다. 그리고 "남에게 하는 만큼만 식구들에게 해요"라며 끝으로 말해주었다.


이전까지는 나는 제대로 내 족쇄를 인식하지 못했다. 족쇄에서 벗어나 이미 행복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 대화를 통해 내가 족쇄에서 벗어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었다. 식구들이 내 커밍아웃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족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첫 번째로 필요하다. 그러나 때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기 때문에 두 번째 방법이 필요할 수도 있다.


두 번째 방법은 문제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바꾸는 것이다. 현실을 변경할 수는 없지만 우리 자신의 생각과 태도를 바꿔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마지막으로는 문제를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다. 시간이 지나면 상황과 감정이 개선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첫 번째 방법으로 식구들에게 커밍아웃을 시도하고 많은 노력을 했지만 실패했다면, 두 번째 방법으로 다른 대안을 고려할 수 있다. 내 경험으로는 호주로 이민을 선택해서 게이로써 스티븐과 결혼해 행복이 아빠가 되었다. 그러나 한국가족이랑 여전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생각해서, 마지막 방법을 사용했다.


나는 또한 지인의 말을 듣고, 나만 인식하지 못한 새로운 나의 모습들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는 더 이상 착하기만 하고 어리숙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가족에게 받은 내 상처가 아직 치유되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호주의 새로운 가족으로 인해 이미 회복된 것이다. 그저 똑같은 상처(한국가족으로부터)를 다시 받을 때 상처받지 않을 마음의 준비를 해두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나의 상처받은 경험을 공유하면서, 이 글을 읽는 다른 분들 중에도 비슷한 아픔을 느끼는 분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글이 그들에게 위로가 되고, 치유 과정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그들을 생각하며 도움이 되어다는 생각에 혹시나 또다시 상처받아도 그 상처를 극복할 힘을 얻을 것 같다.



그래서 나는 행복한 상처받은 치유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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