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으로 직접 본 처음이자 마지막 초음파
2014년 7월 31일
by Ding 맬번니언 Oct 29. 2022
나는 요즘 태어나서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다. 아직 패션쇼에 선보일 옷들은 미 완성이지만 2014년은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 같다. 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그렇게 고대하던 ‘MSFW 패션쇼’에 선발되었고 지금 대리모 ‘위야다’를 만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가 영어를 하지 못해서 병원에서 간호사가 함께 나와 주었다. 반가운 마음에 어색한 포옹을 한 후 우리는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한국 드라마 중에 좋아하는 작품이 있나요?’ ‘어떤 음식을 좋아해요?’ ‘임신하는 동안 힘든 점은 없어요?’ 위야다와 나는 그런 편안하고 일상적인 대화 속에 식사를 했고, 예상처럼 큰 어려움 없이 위야다가 지내는 것에 안심했다.
처음 태국에 온 것은 행복이의 초음파를 보기 위해서였지만 위야다를 보며 감사함과 친절하게 대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식사를 마친 후 근처 카페에서 차도 한잔하며 준비한 선물도 전달했다. 그리고 다음 날, 처음으로 직접 행복이의 초음파를 보러 갔다.
‘내 아들의 심장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이 순간을 영원히 잊지 못하리라 확신했다.’
초음파를 보는 것이 어떤 것인지는 드라마나 영화 등으로 보았기에 알고 있었지만 내 아이의 초음파를 보는 것은 정말 어떤 말로도 형용할 수 없는 신비롭고 가슴이 벅차 오르는 순간이었다. 뱃속에서 활발하게 팔다리를 움직이는 행복이의 모습을 보니
‘내 아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어.’ 라는 안도감과 몸무게, 머리 크기, 키, 심장 등 구체적인 정보까지 들으니 정말 실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나는 작은 초음파 화면 가득한 행복이의 모습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눈을 크게 뜨고 집중해 한참을 보았다.
‘쿵쿵쿵쿵’ 그리고 심장 소리가 들려왔을 때, 아마 나는 인생에서 그 순간을 죽는 날까지 잊지 못할 것 같았다. 이렇게나 힘차게 심장이 뛰며 살아있다. 그것이 온 몸으로 전율처럼 느껴졌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아기 심장이 잘 뛰고 있다며 심박수 그래프 모니터를 가리키셨고 그 모든 광경이 그저 신기하고 내가 아빠가 되었다는 것에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최근 패션쇼를 준비하며 힘들었던 기억도, 행복이를 기다리며 맘 조렸던 모든 순간도 행복이의 심장 소리와 건강하다는 말 하나로 모든 고통은 사라지고 기쁨과 환희만 내 안에 남아 있는 것 같았다. 내 아이가 주는 감정이 이렇게나 다채롭고 클 수 있다니. 왜 사람들이 행복하고 싶다면 아이를 낳아 길러보라고 말하는 지 알 것 같았다. 마치 영혼이 치유되는 기분. 그렇다 행복이가 커 가는 모습을 보며 나는 모든 것이 치유되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이렇게 힘차게 살아 존재하는 너를 위해 정말 좋은 아빠가 될게.’
마음 속으로 나는 나만이 아는 행복이를 향한 첫 편지를 보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