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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ng 맬번니언 Nov 01. 2023

행복이 나이 때 생일 파티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네요

행복이는 친구들에게 직접 생일 파티 초대장을 건네주었죠.

행복이 학교에 8시 30분에 도착해서 아이 친구들을 기다렸어요. 행복이 친구들이 하나씩 도착하자 행복이는 그들에게 직접 생일 파티 초대장을 건네주었죠. 옆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면서, 저는 행복이와 제 자신이 얼마나 다른지를 느꼈습니다. 이런 생일 파티는 저에게는 상상도 못 할 일들이죠.

행복이 나이 때  저는 내성적인 성격이었고, 친한 친구 한, 두 명과 친하게 지냈던 것 같아요. 그런데 행복이는 학교에 정말 많은 친구들이 있습니다. 생일파티에도 선발해서 초대할 정도로 친구가 많은 행복이 이점은 정말 큰 장점 같아요. 아들과 저는 각기 다른 성향이지만, 두 성격 모두 각자의 장점과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 저도 학교를 다니면서 친한 친구 한두 명과 깊은 우정을 나누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두 사람의 다른 성격 차이가 아닐까란 생각을 해봅니다.


저는 행복이 나이 때 생일 파티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저희 누나들도 파티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아마 그래서일까요? 저희 남매는 자식들의 생일 파티는 놓치치 않고 매년 해주는 편입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파티도 한 번도 해보지 못할 정도로, 저희 집은 그리 넉넉한 편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행복이 친구들 중에도 생일 파티를 하지 않는 친구들도 있는 것 보면 어느 시대나 집안 사정이 있는 것 같습니다.


1980년대는 한국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난 시기였습니다. 서울 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은 특히나 역사적인 해였죠. 하지만 그 시절 많은 한국 가정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먹고살기 힘든 시기에 어린 시절을 보내 그 당시의 경험이 지금의 삶에 여러모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와 같은 환경 속에서 성장한 사람들은 종종 자녀들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할 것 같습니다.

행복이가 친구들에게 생일 파티 초대장을 전달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는 오후에 출근을 해야 해서 스티븐이 행복이를 데리고 트릭 오어 트릿을 하려 다녔습니다. 이런 활동은 아이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핼러윈이 호주에서 미국처럼 큰 행사는 아니라 하더라도, 이런 작은 전통들이 가족 간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주고, 아이들에게는 행복한 순간으로 남는 것 같습니다. 저희는 아이에게 어릴 때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어 주려고 노력 중입니다.


아이의 입장에서는 부모의 사랑이 당연한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그럼에도 행복이가 누린 사랑과 안정이 그를 행복하게 만들고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행복이의 이름처럼 그가 행복하게 자라는 것을 보는 것이 부모로서 가장 큰 행복이기도 합니다. 제가 바라는 점은 아이가 행복하게 성장해서 행복한 어른이 되는 것입니다.


행복이가 엄마 없이도 저와 스티븐의 사랑 속에서 행복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 때때로 저는 아이가 부럽기까지 합니다. 물론 엄마의 부재는 쉽게 아이에게 채워질 수 없는 아픔일 수 있지만, 그 외의 여러 가지 사랑과 지지, 그리고 가정에서의 안정감이 그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것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인간은 때때로 자신의 어린 시절과 자녀들의 삶을 비교하면서 판단을 하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아이 입장에서는 부모의 그런 사랑이 당연하고, 엄마가 없는 것을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행복이 입장에서 당연한 생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아이가 부러울 때가 있어요. 제가 행복이 나이였을 때, 남자아이인 저만 유치원에 갈 수 있었기 때문에 누나들이 저를 부러워했었죠. 우리 세 남매는 그런 가난한 집에서 자랐어요. 그러니 생일 파티는 당연히 할 수도 없는 것이죠.


저희 세 남매가 자란 방식 때문에, 우리 3남매는 자식들에게는 정말 최선을 다하는 것 같아요. 아마 저희가 서로 말하지는 않지만, 집안 사정이 넉넉하지 않아  각자 말하지 못한 상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충분히 받지 못했던 사랑을 우리 자식들에게 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물질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를 신경 쓰고 챙겨주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침 일찍 8시 30분에 학교에 가서 아이옆에서 아이 생일카드를 건네 본 부모만 알 수 있는 것이죠. 어떤 사람들은 오버한다고 할 수 있지만 아이를 사랑하는 것에는 오버는 없는 것 같습니다. 아이가 영원히 아이가 아니기 때문이죠.


저는 지금은 매년 제 생일 파티를 하고 있지만, 지나간 9살이나 10살의 생일을 다시 할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아이에게 매년 정성스럽게 생일 파티를 준비하는 거예요.  아이에게 의미 있는 생일 파티를 준비해 주는 것은 멋진 일입니다. 아이가 좋아하고 기억에 남을 수 있는 파티를 계획하는 것이 중요하죠. 크고 화려한 파티가 아니더라도 아이가 좋아하는 취향을 반영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물론, 아이가 생일 파티를 원할 때에만 준비하는 것이 좋겠죠.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며, 함께 즐거운 추억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아이의 핼러윈 파티의상이면 생일 파티 장소 면 초대까지 모든 것을 아이가 결정하고 저희 는 옆에서 도와주기만 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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