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마 행복이 입장에서는 인생에서 가장 큰 사건 중 하나가 일어나는 날일지도 모른다. 바로 태어나서 처음 아빠와 떨어져 혼자 자야 하는 날이다.
행복이방 변신 전...
오늘부터 스티븐과 나는 행복이를 따로 재우기로 했다. 분리수면교육이라고 하던가? 한국은 보통 아이들이 안방에서 부모님과 같이 자는 경우가 많지만 호주는 젓먹이 아기 때부터 따로 자는 것이 보통이다. 우리 역시 지금까지 행복이를 옆에 끼고 잤다. 신생아 때엔 3~4시간에 한 번씩 깨서 분유를 먹어야 하다 보니 다른 방에 두는 게 더 번거로워 같이 재우다 보니 지금 같은 형태가 되었지만 오히려 아이 정서에는 독립된 수면 공간이 있는 게 좋다고 하니 시도해보려고 한다.
자는 모습 살짝 사진으로 찍음
일단 잠자기 전 기본적인 루틴을 따라서 목욕을 시키고 방에 들어가 침대에 행복이를 눕히고 수면 등을 켜 놓고 책을 읽어준다. 그리고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번 도 빼먹은 적이 없는 수면 유도 클래식을 틀어 준다. 행복이의 방은 차분하고 안정감을 주기 위해 나와 스티븐은 며칠을 고민해서 아이디어를 수집해서 또 며칠에 걸려서 페인트칠하고 장식했다. 베이스 컬러는 화이트칼라로 심플하게 하고 아기방이기에 최대한 따뜻하고 차분하게 꾸미기 위해 한쪽 벽면은 블루로 포인트를 주었다. 블루 벽면에 나무 모양과 새 모양의 포스트를 붙여주면 인테리어 효과가 좋아 아기자기한 느낌이 들게 만들었다.
그리고 줄리엣이 선물해준 남자아이와 사자가 그려진 액자를 걸어 주었다. 첫날 밤에는 행복이가 걱정이 되어 슬쩍 방문을 열어둔 채 자기는 했지만 아빠의 걱정이 무색하게 행복이는 첫날부터 혼자 너무 잘 잤다. 그리고 역시나 아침 5시에 일어나서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아빠를 쳐다본다. 같은 집에서 고작 문 하나 사이에 두고 혼자 잔 것뿐인데 왜 이렇게 기특한지... 행복이를 보니 새삼 '이런 것이 행복한 삶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번 기회를 통해 집에서 행복이와 조금 떨어져 있는 시간을 조금씩 늘릴 수 있다면 그 시간만큼 아이 걱정보다는 나에게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 행복이가 아주 조금씩 아빠 없이도 의젓하게 있을 수 있게 될수록 나도 열심히 더 공부하고 연구해야겠다.
처음 패션디자인을 시작했을 때보다 더 큰 책임감, 그리고 남다른 마음가짐이었기에 큰 마음먹고 비싼 재봉틀도 구비했다. 이제는 밤마다 나의 또 다른 꿈인 패션을 향한 열정을 불태워보리라!! 물론 그러려면 충분한 수면과 에너지 충만한 나는 포기해야겠지. 워킹 파파로서의 삶을 제대로 살아가려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만큼 부지런해져야 한다. 하지만 마음만은 한결 가볍고 즐겁다. 나는 두 마리를 모두 잡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