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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ng 맬번니언 Aug 09. 2024

집으로 걸어오는 내내 화가 풀리지 않았습니다.

아침부터 행복이에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습니다. 이틀 연속으로 학교 점퍼를 잃어버리고 가져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제는 학교에 가서 둘이 점퍼를 찾으러 갔는데, 오늘도 같은 일이 반복되어 다시 학교에 함께 가서 점퍼를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학교에 가는 동안 아이와 대화를 나눴습니다.


"행복아, 이렇게 자꾸 점퍼를 잃어버리면 안 돼. 지금은 점퍼 하나지만, 이게 버릇이 되면 나중에 더 중요한 것들도 잊어버릴 수 있어, " 제가 말했습니다.


행복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습니다. "네, 알겠어요."


"그래, 그래서 자신의 물건을 소중히 여기고 잘 돌봐야 해. 점퍼도 네가 잘 챙겨야 하는 거야, " 제가 이어서 말했습니다.


행복이는 다시 "알았어요"라고 대답했지만, 아이가 정말로 이해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행복이와 대화를 나누면서, 아이에게 책임감을 가르쳐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학교에 도착해서 교실에서 다행히 점퍼 하나는 찾았지만, 나머지 하나는 아직 행방이 묘연합니다. 아이의 실수에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고 앞으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순간적으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소리를 매번 지르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물건을 찾아다니면서 분실물함도 돌아보았는데 별별 물건이 다 있었습니다. 물통은 기본이고 점퍼와 교복까지 있더군요. 그러면서 확실히 시대가 달라졌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물건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모습에 아쉬움이 들기도 했습니다. 옛날에는 물건 하나하나가 더 귀중하게 여겨졌던 것 같은데, 요즘은 쉽게 새로운 물건을 구할 수 있어서인지 물건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아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늘 집에 올 때까지 잊어버린 점퍼를 찾아오지 않으면 아이패드나 PS5를 못 하게 하겠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집으로 걸어오는 내내 화가 풀리지 않았습니다. 거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며칠 전 비가 많이 내렸을 때도, 행복이는 점퍼를 잃어버렸다고 했습니다. 행복이는 분명히 자신의 반에 있을 거라고 장담했지만, 학교에 도착해서 점퍼를 찾기 위해 교실에 들어갔는데 점퍼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교실 밖에  비를 맞고 젖어 있는 점퍼를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바로 사진 속에 행복이의 점퍼였던 것입니다.


저는 계속해서 아이에게 물건의 소중함을 가르칠 생각입니다. 요즘은 너무 쉽게 새로운 물건을 구입하고, 물건에 대한 애착이 사라진 것 같아요. 행복이에게 물건을 소중히 여기는 법을 가르치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물건을 소중히 여기고, 필요한 것만 사용하며, 오래도록 잘 관리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새로운 물건을 쉽게 구입하는 시대에, 물건의 가치와 애착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앞으로도 행복이와 함께 책임감과 물건의 소중함을 배우고,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니, 행복이가 잃어버린 점퍼를 찾아왔습니다!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디바이스 사용 금지라는 엄포에 부랴부랴 점퍼를 찾아온 것이죠.


"아빠, 점퍼 찾았어요!" 행복이가 활짝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 순간, 마치 대단한 보물을 찾아낸 것처럼 기뻐하는 행복이의 모습을 보며 웃음이 나왔습니다. 아이패드와 PS5의 힘이 이렇게 대단할 줄이야!


"잘했어, 행복아! 이제 물건을 소중히 여기는 법을 알았으니 앞으로는 더 신경 써야 해." 제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행복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네, 아빠!"라고 대답했습니다.


디바이스의 마법 같은 힘 덕분에 잃어버린 점퍼도 찾고, 책임감도 배운 하루였습니다. 앞으로는 행복이가 더 주의를 기울여 물건을 잘 챙기길 바라며, 함께 더 많은 경험을 쌓아가야겠습니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아이가 물건을 대하는 태도에서 이 모든 것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디바이스를 무기로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오라고 하니 바로 찾아오는 것을 보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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