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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ng 맬번니언 Aug 12. 2024

"아빠, 저 이제 조금 더 컸어요.

오늘 날씨는 16도로 정말 따뜻했습니다. 이제야 호주는 봄이 오는 것 같습니다. 행복이는 친구와 함께 플레이 데이를 즐기러 외출을 했고, 저와 스티븐은 시티로 점심을 먹으러 나갔습니다. 점심을 먹으면서 문득 행복이가 정말 많이 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저와 스티븐 둘만 데이트를 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행복이가 지금 초등학교 4학년인데, 오늘의 플레이 데이는 특별한 의미가 있었습니다. 저희가 행복이에게 처음으로 전화기를 주었기 때문이죠. 저희 집에 사용하지 않는 전화기가 여러 대 있지만, 아직까지 행복이에게 전화기를 주지 않았습니다. 아이패드 와 PS5 등 이미 충분히 디바이스를 사용하고 있어서, 자신의 전화기까지 주면 안 봐도 뻔히 전화기에만 집중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호주에서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5학년이 되어야 전화기를 사용하기 시작하므로, 저희도 그때까지는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상황이 조금 달랐습니다. 행복이가 친구와 그 친구의 할아버지(영어를 잘하지 못하시는 분)와 함께 쇼핑센터에서 반나절을 보내고 집에 돌아온다고 하니,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냥 보낼 수는 없을 것 같아서, 결국 전화기에 심카드를 넣어주었고, 그렇게 해서 행복이는 드디어 자신의 전화기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준비를 하고 나니, 마음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행복이가 잘 사용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행복이가 어떻게 전화기를 사용하게 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의 일을 통해 깨달은 점은, 아이가 "아빠, 저 이제 조금 더 컸어요"라고 말해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이는 어느 날 갑자기, 아무런 예고도 없이 훌쩍 커버린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는 항상 계획을 세우고, 계획적으로 살아가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모든 것을 철저하게 준비하고 예상하는 편이지만, 자식만큼은 그런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행복이가 자신의 전화기를 가지게 된 오늘, 저는 그동안 행복이가 얼마나 자랐는지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전화기를 주지 않으려고 미리 계획을 세워놓았지만, 오늘 상황에서는 안전이 더 중요했기에 그 계획을 접고 즉석에서 결정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행복이가 정말 많이 자랐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이가 성장하는 속도는 부모의 마음보다도 훨씬 빠르고, 그 속도에 맞춰 부모도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평소에 계획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노후 준비도 계획 중입니다. 하지만 오늘의 경험을 통해, 자식의 성장과 관련된 일은 늘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아이가 자라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순간들이 자주 찾아오고, 그 순간마다 부모는 아이의 성장을 받아들이고, 그에 맞춰 적응해 나가야 합니다.


오늘의 경험은 저에게 자식의 성장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었습니다. 자식이 크는 과정에서 계획대로 되지 않는 일들이 많겠지만, 그 또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아이와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것이 부모로서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앞으로도 행복이의 성장을 지켜보며, 그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해 아이를 지원하고, 사랑으로 함께 성장해 나가야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면 또 어떤 변화가 찾아올까요? 사춘기는 아이가 더욱 독립적이고 자기주장이 강해지는 시기라고 알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아이가 어떻게 반응할지, 저는 미리 알 수 없습니다. 아무리 계획을 세워도, 그 계획이 그대로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오늘처럼,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결국, 부모로서 중요한 것은 계획을 세우고 그대로 따르는 것만이 아니라, 변화하는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아이를 이해하고 지원하는 것입니다. 사춘기를 맞이하는 아이와 함께,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해 대처하고, 아이의 성장과 변화에 맞춰 부모로서의 역할을 잘해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행복이가 어떤 변화를 겪더라도,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최선을 다해 대응하며, 아이와 함께 성장해 나가야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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