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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ng 맬번니언 Aug 14. 2024

호주 소아과 예약 잡기는 하늘에서 별따기만큼

오늘도 아침에 행복이를 깨우는데, 몸이 안 좋다고 하더군요. 살짝 열이 있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행복이는 밤새 자신이 설사를 하고 토해서 몸이 너무 안 좋아 학교에 갈 수 없다고 했습니다.

"아빠, 나 몸이 너무 안 좋아서 아무것도 못하겠어요, " 행복이가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저는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행복이를 달래면서, "그래도 일단 아침은 먹어야지. 아침 먹고 좀 더 상황을 지켜보자, "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행복이에게 아침을 챙겨주고 나서, 그의 행동을 유심히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행복이가 "몸이 안 좋다"라고 말하면서도, 식기 세척기에 있는 그릇을 재자리에 놓는 모습을 보고 조금은 안심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걱정이 되어 해열제를 주기로 했습니다.

해열제를 먹이고 나니, 행복이는 다시 누워서 쉬고 싶어 했습니다. 저는 침대에 들어가려는 행복이를 달래면서, "행복아, 그래도 학교에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걸어가면서 기분이 좀 나아질 수도 있잖아, "라고 말했습니다.

행복이는 처음에는 싫다고 했지만, 결국 제 말을 따라 학교까지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학교로 걸어가는 동안 저는 행복이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조금씩 걸으면서 어때? 몸이 좀 나아지는 것 같아?" 행복이에게 물었습니다. 행복이는 약간 힘든 듯한 표정으로 "아직도 몸이 안 좋아요, 아빠. 하지만 아침에 비해서는 조금 나아진 것 같아요,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저는 "다행이다. 학교에 도착해서도 몸이 안 좋으면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그때 가서 집에 돌아오자, "라고 말했습니다.

행복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어요, 아빠, "라고 대답했습니다.

학교에 다다를 때쯤, 행복이는 조금 더 기운이 돌아온 듯 보였습니다. "아빠, 이제 좀 괜찮아요. 학교에서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아요, " 행복이가 말했습니다.

저는 안심하면서 "좋아, 그래도 무리하지 말고, 몸이 안 좋으면 바로 선생님께 말씀드려, "라고 당부했습니다.

행복이는 "네, 알겠어요, "라고 말하며 학교로 들어갔고, 저는 조금은 안심된 마음으로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https://youtube.com/shorts/4ZPoszUFSKs?si=zCkC8eREwoqgE8Vm

호주 병원 시스템


행복이를 학교에 보내고 나서 스티븐과 함께 산책을 하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스티븐은 오늘 아침 일찍 행복이 담임 선생님을 만나러 학교에 갔는데, 선생님이 행복이가 수업 중에 집중을 못하고 많이 힘들어한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하더군요. 다행히 학습 장애는 없다고 하셔서, 배울 수 있는 능력은 충분히 있지만, 단체 수업에서는 문제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 말을 듣고 나니, 저는 요즘 행복이가 자주 아프다고 하며 학교에 가지 않으려는 이유가 혹시 이 때문이 아닌가 걱정이 되었습니다. 학교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혹시 그 때문에 몸이 아프다고 표현하는 것인지 고민이 되더군요.


저희는 행복이의 상태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소아과 병원 예약을 잡았지만, 말도 안 되게도 그 예약이 12월에야 겨우 잡혔습니다. 위에 유튜브를 보면 병원 예약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습니다. 호주에서 소아과 예약을 잡는 것은 하늘에서 별 따기만큼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 당일 예약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힘들죠. 겨우 잡은 12월 예약을 기다리는 동안, 행복이의 상태가 더 나빠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스티븐과 저는 지금 할 수 있는 일들을 최대한 해보며, 행복이가 잘 지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는 월요일부터 행복이 때문에 조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아이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지를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시간들이 결국 아이에게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줄 수 있다고 믿으며, 한 발짝씩 나아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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